'재무장 선언' 독일 징병제 재도입은 일단 보류

입력 2024-06-13 01:00   수정 2024-06-13 03:41

'재무장 선언' 독일 징병제 재도입은 일단 보류
군복무 의사 묻는 설문 답변만 남성에 의무화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재무장을 선언한 독일이 징병제 재도입을 검토하다가 일단 보류했다.
독일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군복무 연령인 18세 이상에게 복무 의사와 체력 등을 묻는 설문지를 보내고 이 가운데 신병을 선발하는 내용의 병역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군복무 의사가 있다고 답한 남성 가운데 일부를 신체검사를 거쳐 신병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여성은 자발적으로 신체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설문지를 받은 남성은 의무적으로 답변해야 하고 거부하면 범칙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여성은 반드시 답변하지 않아도 된다.
국방부는 현재도 18세가 되는 청년에게 연방군 복무와 관련한 안내문을 보내고 있지만 군복무와 관련한 의무사항은 없다.
국방부는 해마다 설문에 답변할 약 40만명 가운데 10만명 정도가 군복무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4만∼5만명을 신체검사 대상자로 추리는 방식으로 신병 규모를 현재 한해 1만명에서 1만5천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복무기간은 6개월이 기본이며 17개월간 추가로 복무할 수 있다.
독일은 지난해 연말 기준 18만1천명인 연방군 병력을 2031년까지 20만3천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자원병만으로는 병력 증강이 어려워 2011년 폐지한 징병제를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독일 국방부는 "적성과 동기에 따라 지원자를 선발해 복무에 적합한 인력을 모집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간단한 법률 개정으로 징집제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며 법률적으로는 의무복무가 폐지 아닌 유예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그동안 스웨덴식 선택적 징병제를 검토했다. 스웨덴은 냉전 종식 이후 징병제를 폐지했다가 2017년 재도입했다. 해마다 만 18세가 되는 남녀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체력·지능 등을 심사한 뒤 수천 명을 군인으로 선발한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총리를 비롯한 독일 연립정부 내부에서 의무복무 재도입에 반대 의견이 많았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새 병역제도를 "선택적 복무제"라고 했다.
병역제도를 개편하는 김에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독일 헌법인 기본법에 '남성은 18세부터 군대나 국경수비대, 민방위에 의무적으로 복무할 수 있다'만 규정돼 여성에게는 설문 답변을 비롯한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안보환경이 급변하자 유럽 각국은 징병제 재도입 등으로 병력을 늘리는 추세다. 덴마크는 지난 3월 복무기간을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리고 여성도 징집하기로 했다. 라트비아는 지난해 징병제를 부활시켰고 세르비아·크로아티아·루마니아·체코도 의무복무 도입을 논의 중이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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