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복귀는 2차대전 후 미국 주도 세계질서의 종언"

입력 2024-11-0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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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복귀는 2차대전 후 미국 주도 세계질서의 종언"
NYT, 브레이크 없는 트럼피즘에 거래적 고립주의 전망
"더는 美 일탈로 치부못해"…나토·오커스·한미일 협력 등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질서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보다 강력한 트럼피즘을 내세우며 미국에 우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거래적 고립주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집권 2기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며 더 강력한 미국 중심의 대외·산업·통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외교안보 면에서는 대외 군사개입을 최소화하는 신고립주의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인력풀로 정통 보수주의자들을 요직에 기용했던 1기 때와 달리 충성파 위주로 진용을 꾸릴 것으로 예상돼 고립주의 행보는 여과없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전망하면서 "트럼프의 승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리더십 시대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일을 감독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며 "첫 임기 때는 그 방법을 몰랐고 기득권층에 의해 저지됐다면 이제 그는 지식과 동기,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짚었다.
신문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1기를 미국 역사의 전환점이 아닌 일시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회복하고자 했지만 "이번 선거로 트럼프가 일탈이 아니었음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2기 행정부의 신고립주의 아래에서 미국과 동맹과의 관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NYT는 "해리 트루먼부터 바이든까지 대통령들은 동맹과의 관계를 전력 승수(force multiplier)로 봤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부담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가 방위비를 더 부담하면서 미국이 다른 국가를 방어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이야기해 온 것을 비롯해 유럽이 러시아에 대항하는 보루이고, 일본이 미국의 태평양 내 항공모함이며,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열쇠라는 등의 전통적인 안보 개념을 거부해온 것도 이런 인식이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냉전 역사학자인 할 브랜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미국 리더십의 전통을 끝내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으며, 그것을 재조정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미국의 여러 동맹국은 (트럼프 2기에서) 더 순수하고 완전한 미국 우선주의가 초래할 불안정한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을 떠나 있던 지난 4년 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밀착하는 등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1기 때 중동 정책인 '아브라함 협정'을 계승했던 것처럼 트럼프 당선인 역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나 나토 확장, 필리핀·인도와의 관계 회복, 한국·일본 간 새로운 협력 등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변화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트럼프 2기 외교정책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재집권 시 신속하게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종전이 이뤄지면 영토 주권은 '협상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고, 이는 중국에 대만을 무력침공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피터 피버 듀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외교정책에 대한 트럼프 접근방식의 본질, 즉 적나라한 거래주의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가 특이한 형태의 거래를 시도하려 할 때 그 맥락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세계는 그의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더 위험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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