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수수료 등 관여할 부분 아니다…시장 영향 면밀히 지켜볼 것"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와 노조 등) 양측이 절박한 심정으로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G손보 매각 절차가 오랜 기간 진행돼왔고 기본적으로 선택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너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추가로 도입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회사 간 수수료 협상 부분은 금융당국이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계속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과 관련해서는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을 두고 지원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3월 정부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일문일답.
-- MG손해보험 관련 예금보험공사와 노조 측 강대강 대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 그동안 매각 절차가 오랜 기간 진행돼 왔다. 기본적으로 선택지가 별로 안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양측이 협의를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너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지켜보고 있다.
-- 산업은행 주도로 첨단전략 산업기금을 조성 중인데 철강, 석유화학 등 경쟁 격화 주력 산업이 포함될 수 있나.
▲ 대상이나 업종 등은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첨단전략 산업기금을 만들자는 취지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첨단전략 산업에 있어서 폭넓게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 두고 지원해야 할지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3월 정부안을 확정 지어서 발표하겠다.
-- 산업은행 수권자본금 증액과 관련한 산은법 개정은 상반기에 이뤄질 수 있나.
▲ 수권자본금을 늘려야 하는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산은이 출자금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법이 제약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의원들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를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겠다.
-- 최근 카드사들이 추가로 애플페이를 도입하려고 하면서 애플페이와 삼성페이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2023년 애플페이 약관을 심사하고 허용할 때 세계적으로 애플페이가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가맹점이나 소비자에게 수수료가 전가되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애플페이와 카드사가 수수료를 어떻게 분담하는지는 금융당국이 개입, 관여할 부분은 기본적으로 아니다. 애플페이가 카드사들에 추가 도입되더라도 이러한 기조는 유지된다. 앞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 부분은 계속 면밀히 지켜보겠다.
-- 가상자산 2단계 입법과 관련한 실무레벨 회의가 시작됐는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 2단계 입법 관련한 작업이 시작됐다. 하반기에는 2단계 입법안을 국회에 내겠다는 목표로 준비를 빠르게 하겠다.

-- 최근 현대해상[001450]과 한화생명[088350]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도 배당하지 못했다. 보험사들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보험사가 이익은 많이 나는데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건전성을 신경 써야 하는 구조다. 밸류업을 위해서는 주주환원이 필요하겠지만, 금융감독 차원에서 보면 보험사의 중장기적인 건전성을 유지하는 부분도 필요하다. 어느 점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업계와 감독 당국이 계속 소통하고 상황을 점검하겠다.
-- 금융당국이 작년 무·저해지 보험 관련 해지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보험사들에 원칙모형 사용을 권고했는데 최근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실적을 공시하면서 예외 모형을 적용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나.
▲ 원칙 모형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외 모형은 부분적으로 허용하는데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감독당국이 점검할 것이다.
-- 삼성화재[000810]가 밸류업을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삼성생명[032830]이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을 신청했는데 '밸류업의 역설'이라는 말이 나온다. 제도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 있나.
▲ 이 건으로 인해 밸류업과 현행 제도가 전면적으로 상충한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금융사가 금융사의 지분을 가지는 문제는 금산분리 등 큰 원칙과는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신축적으로 접근할 여지는 있다고 판단한다.
-- 정권이 바뀌면 실손보험 개혁안에 영향이 가는 것 아닌가.
▲ 의료개혁특위 개최가 되면 실손보험 개혁안이 확정되고 발표된다. 앞으로 정치 일정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개혁해야 한다는 데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 전체적인 틀은 추진돼야 하고, 추진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은행 '이자 장사' 논란과 관련해 은행들의 영업 행태가 시정이 필요한 것 아닌가.
▲ 작년에는 가계부채 관리 상황이 있었으나,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가 기본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달에 이제는 기준금리 인하를 봤을 때 은행 금리를 인하할 때가 된 것 같다는 말씀을 드렸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에 강하게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대출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 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차원에서 금감원에서 금리 결정 과정이 시장 원리에 따라 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 토지거래허가제 풀린 이후 강남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 중이다. 관련한 조처를 준비 중인가.
▲ 토지거래허가제가 폐지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가계대출로 보면 1월에 감소했고, 2월에는 다시 조금 늘어나고 있지만 증가 폭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가계부채 관련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더 보겠다.
--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신청과 관련해서 심사는 어떻게 진행 중이고, 언제 결정되나.
▲ 금감원에서 심사하고 있고, 경영평가등급도 산출 중이다. 아직 언제 올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심사 시 자료를 추가로 요구하거나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어서 언제쯤 결정될 거라고 예단하기가 어렵다.
-- 3월 31일 공매도가 재개되면 전 종목 대상으로 재개되는 것인가.
▲ 전 종목에서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때 전면적으로 금지했다가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불공정거래 우려,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에는 불법 공매도와 관련해 1년이 넘게 시스템과 제도를 정비한 것이다. 재개하는데 부분만 재개하는 이유를 오히려 찾기 어렵다. 개별 종목별로는 과열종목 지정 기준을 완화해 충격을 완화하겠다.
-- 주주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고 상법 개정안과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정부 입장은.
▲ 상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여전히 재계나 기업에서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자본시장법과 상법을 같이 놓고 일반 주주 보호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측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는 계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국회와 계속 소통하고 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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