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명 사망, 70명 부상…"작년 여름 이후 가장 치명적 공격"
"미국은 러 가스관 제재 해제 검토…'푸틴과 친분' 위트코프 주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한밤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이 쏟아져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24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 전역에 폭발음이 들리고 당국의 미사일 경보가 발령됐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국은 텔레그램에 "러시아가 키이우에 대규모 연합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정부 건물과 차고 등에 화재가 발생하고 주거용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초기 정보를 토대로 최소 9명이 숨지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해 7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당국은 키이우 전역에서 4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13개 현장에서 등반 전문가, 구조견들과 함께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키이우 도심 서쪽 스비아토신스키 지역에서 아파트가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구조대원들이 잔해 더미를 비집고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위로 올라가 주민 구조를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찰들은 주민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공격은 키이우에 그치지 않았다.
북동부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도 밤새 두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주거 밀집 지역을 강타, 2명이 다쳤다.
키이우 서쪽에 있는 지토미르 지역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1명이 부상했고,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 공사는 철도 시설이 공격을 받아 근로자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은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로 키이우, 하르키우 등을 공격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그는 살인 욕구만 보인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공격은 작년 7월 이후 키이우에 가해진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 등을 포함한 종전안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는 동안, 러시아는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으로 압박에 가세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2는 2021년 완공됐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제재로 멈춰선 상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종전 논의의 하나로 노르트스트림-2를 비롯해 유럽 내 다른 러시아 자산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2 재가동은 러시아엔 경제적 이득이지만, 유럽연합(EU)이 이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수입하는 데 동의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단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나 실제로 성사된다면 푸틴 대통령에겐 상당한 외교적 성과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겐 커다란 양보가 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트코프가 자신의 팀에 대러 제재 해제의 일환으로 미국이 부과했던 에너지 관련 모든 제재 목록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중동 특사로 임명됐으나 우크라이나 종전을 놓고 러시아와의 협상에 참여해 온 위트코프는 자신이 특사로서 푸틴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분을 쌓았다고 지난 2월 한 행사에서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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