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중동 전쟁에 미사일 수요 급증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서방 국가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면서 공격용 로켓이나 요격용 방어 미사일을 주로 생산하는 록히드마틴과 RTX 등 미국 방위산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미사일을 제외한 다른 방산 분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방 국가들의 미사일 주문 급증에 힘입어 록히드마틴의미사일 및 발사제어 부문 2분기 매출이 11% 증가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록히드마틴은 패트리엇 대공방어 미사일, 고성능 사드 요격 미사일을 생산한다.
미국의 또 다른 대형 방산업체 RTX의 미사일 방산 부문인 레이시온 매출도 8% 증가했다.
레이시온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과 나삼스(NASAMS·국가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를 생산한다.
미국 육군은 록히드마틴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위한 PAC-3 미사일 생산을 4배로 늘리도록 요청했다.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의 주문 잔고는 올해 말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레이시온의 주문 잔고도 6월 말 기준 635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 해군의 SM-3 요격미사일과 AIM-9X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주문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RTX의 네일 미칠 재무 담당 임원은 유럽 국가들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수요는 매우 탄탄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미사일은 매우 복잡한 제품으로, 대부분 생산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연구원 웨스 럼바우그는 미국이 수년간 미사일을 비축해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대한 무력 우위를 강화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서방의 미사일 재고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분쟁 발생으로 최근 미사일 수요가 급증해 미국 방위산업 분야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매우 강력한 신호이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투자가 지속 가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제조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 돔 포 아메리카'를 통해서도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도 미사일과 초음속 무기 등 새로운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공중 및 우주 방어 체계의 대규모 확충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미사일 수요는 늘었지만 다른 분야는 그렇지 못하다.
록히드마틴은 22일 예산 규모가 큰 전투기 및 헬리콥터 부문에서 18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최첨단 항공기와 그 외 무기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스컹크 웍스 사업부의 손실이 컸다. 이 사업부는 작년에도 5억5천5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항공기 제조업체들은 주문이 자주 바뀌는 데다 연구개발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 고심하고 있다.
선박 제조업체들도 제조 비용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드론의 발달은 전 세계 군대에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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