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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흑사병, 가축에서 왔나…"4천년 전 양에서 페스트균 게놈 확인"

입력 2025-08-12 09:25  

[사이테크+] 흑사병, 가축에서 왔나…"4천년 전 양에서 페스트균 게놈 확인"
서울대 등 국제 연구팀 "신석기-청동기 시대 인간 감염시킨 페스트균과 동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라시아 초원의 아르카임(Arkaim) 목축지 유적에서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LNBA) 유라시아를 휩쓴 흑사병을 일으킨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감염된 4천년 전의 가축화된 양이 발견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MPIIB)와 미국 하버드대·아칸소대, 서울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12일 과학 저널 셀(Cell)에서 러시아 유라시아 초원 목축 유적지 아르카임에서 발견된 가축 뼈와 이빨을 조사, 당시 사람을 감염시킨 것과 같은 LNBA 계통 페스트균에 감염된 4천년 전 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양에서 검출된 페스트균 유전체를 다른 고대 및 현대 페스트균 유전체와 비교한 결과 같은 시기 인근 유적지에서 인간을 감염시킨 균주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후기 신석기-청동기 시대에 2천년 넘게 유라시아를 괴롭힌 초기 흑사병 확산에 가축이 큰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약 5천년 전 유라시아 전역에 불가사의한 형태의 흑사병이 퍼졌다가 3천여 년 만에 사라졌다. 이 LNBA 계통 페스트균은 게놈에 중세 유럽을 휩쓴 페스트균이나 현대 페스트균이 벼룩을 통해 전파되는데 필요한 핵심 유전자가 결여돼 있어 그 기원과 전파 방식이 의문에 싸여 있었다.
현대 인수공통전염병은 대부분 1만년 전 이내에 병원체가 출현해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이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가축·반려동물 가축화 시기와 일치한다.
연구팀은 고대 DNA 연구법으로 고대 동물 병원체를 조사하면 인수공통전염병 출현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널리 연구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논문 제1 저자인 MPIIB 이언 라이트-마카 연구원(박사과정)은 "질병이 어떻게 퍼지고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첫 단계 중 하나는 그것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는 것이지만 고대 DNA 분야에서는 아직 그것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유라시아에서 벼룩으로 전파되지 않는 흑사병이 어떻게 수천년간 지속해서 확산했는지 밝히기 위해 유라시아 초원 신타슈타-페트로프카 문화의 목축 유적지인 아르카임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 가축 뼈와 이빨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사람을 감염시키고 있던 것과 동일한 LNBA 계통의 페스트균에 감염된 4천년 전 양을 발견했다. 이 양의 페스트균 유전체는 다른 고대 및 현대 페스트균과는 달랐지만, 인근 유적지에서 발견된 인간을 감염시킨 페스트균과는 거의 동일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하버드대 크리스티나 와리너 교수는 "만약 이 유전체가 양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우리는 모두 그냥 또 다른 인간 감염 사례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청동기 시대 유라시아 초원에서 양 목축이 증가하면서 인간과 양 모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야생의 페스트균 숙주동물과 접촉도 늘어났을 것이라며 이 연구는 가축화된 동물과 흑사병 확산 간 연결고리를 드러내고 이 병원체가 수천㎞에 걸쳐 수천 년간 사람을 감염시킨 과정에 대한 통찰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이 페스트균 같은 병원체를 가진 동물과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고 이 연구가 인간과 양이 같은 페스트균에 감염됐음을 보여주지만 누가 누구를 감염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며 앞으로 고고학적·비교 연구가 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Cell, Felix M. Key et al., 'Bronze Age Yersinia pestis genome from sheep sheds light on hosts and evolution of a prehistoric plague lineage',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5)00851-7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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