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권 가계대출 2.8조↑…대출규제에 증가폭 반토막

7월 은행권 가계대출 2.8조↑…대출규제에 증가폭 반토막
전 금융권 2.2조↑·2금융권 0.6조↓…주담대 4.1조↑·신용대 1.9조↓
한은 "추세적 안정 더 지켜봐야…서울 집값 상승률 높고 금융완화 기대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강수련 기자 =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와 개별 은행의 추가 대출 억제 조치 등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서울 집값 상승률과 금리 하락 기대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추세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됐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게 한국은행의 견해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월 말보다 2조8천억원 많은 1천164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이 6월(+6조2천억원)보다 55%나 축소됐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26조4천억원)은 3조4천억원 불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6조8천억원)은 6천억원 줄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최근 몇 달간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며 "하지만 6·27 규제 이후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규제 시차가 짧은 생활자금 용도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이 크게 줄면서 증가 폭 감소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추이와 관련해서는 "규제 이후 집값이나 가계대출의 과열 양상이 대체로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서울 주요 지역 주택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가 금융 환경 완화 기대, 지역 간 풍선 효과 등 불안 요인이 산재한 만큼 앞으로 추세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조2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전월(+6조5천억원)의 34% 수준에 불과하고, 지난 3월(+7천억원) 이후 최소 기록이다.
은행(+2조8천억원)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2금융권에서는 6천억원 줄었다.
대출 종류별로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사이 4조1천억원 불었다. 하지만 증가액은 6월(+6조1천억원)보다 2조원 적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9천억원 급감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 대출은 3조4천억원(잔액 1천346조4천억원) 늘었다. 6월 3조6천억원 뒷걸음쳤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5천억원, 2조9천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일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영업 확대 등의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신(예금)의 경우 지난달 예금은행에서 11조4천억원(잔액 2천448조6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9조6천억원 늘었지만, 분기 말 이후 재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에 수시입출식예금이 24조2천억원 급감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23조3천억원)와 채권형펀드(+8조9천억원), 주식형펀드(+9조3천억원)를 중심으로 46조6천억원이나 늘었다.

shk999@yna.co.kr, trai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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