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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국까지 때린 이스라엘…가자지구 휴전 협상 향배는

입력 2025-09-10 04:44   수정 2025-09-10 16:53

중재국까지 때린 이스라엘…가자지구 휴전 협상 향배는
카타르 반발, 美는 '불만' 표출…"협상 무관심, 확전 방침" 비난
이스라엘선 '하마스 지연 전략 대응, 강경파 배제' 의도 분석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를 전격 공습한 것이 전쟁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사회에서는 카타르 영토에 대한 전례 없는 군사작전을 감행한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속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하마스 내 강경파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오히려 합의 도출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의 표적은 하마스의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칼릴 알하야를 비롯헤 자헤르 자바린, 칼레드 메샬 등 도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마스 정치국 인사들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주요 인사들이 모두 생존했다고 주장했다.
공습 당시 이들은 한자리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협상의 가교 역할을 해온 카타르는 당분간 중재 역할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하마스 정치국 사무실을 자국 수도에 두고 밀착해온 카타르가 발을 빼면 남은 중재국 이집트 혼자서는 휴전 논의의 틀을 짜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이스라엘이 휴전 논의 진전을 훼방 놓으려는 의도로 공습을 감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가능한 상황이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분석 기사를 통해 "이스라엘은 가자시티의 모든 팔레스타인인이 대피해야 한다며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하마스를 파괴하겠다는 주장을 고수한다"며 "협상 결과와 관계없이 전쟁을 계속할 방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라브 존스제인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휴전이나 협상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도하에서 하마스 지도부가 제거돼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전략에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설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휴전 합의를 종용해온 미국조차 이번 공습에 불만을 표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공습 계획을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면서도 "이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카타르가 공습 장소가 됐다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았으며, 카타르 측에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레빗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중동 내 미군 공군기지 중 최대 규모인 알우데이드 기지와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현장 본부가 자리 잡은 카타르를 공격하면서 미국과 어느 정도 조율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미국의 압박에도 하마스가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고 수주간 시간을 끌어온 것이 이번 공습에 빌미를 줬을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당장은 휴전 합의가 어려워지는 효과가 우세할 수 있다면서도 "하마스 간부가 (논의의) 병목 지점이었다면, 이를 흔들어놓는 것이 더 빠른 이분법적 결정을 강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개월간 휴전 논의가 교착에 빠진 가운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두고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진 것을 보면 하마스는 시간을 최대한 늘어뜨리는 전략을 썼고, 이스라엘은 이를 깨고자 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번 공습은 강경파를 노린 심리전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 목표는 알하야와 자바린을 협상 테이블에서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하마스 대표단 안에서 비타협적인 강경 노선을 주도한 이들이 빠지면 협상 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하마스 지도부의 일원인 이즈 알딘 알하다드가 미국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며 알하야, 자바린 등과 갈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와이넷은 소개하기도 했다.
와이넷은 "하마스는 일시적으로 협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중에 협상은 재개될 가능성이 높고 하마스 지도부 중 덜 비타협적인 인물이 이를 주도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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