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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반도체 투자도 살얼음판…"재발방지·구조적 해결 필요"

입력 2025-09-11 15:17  

마스가·반도체 투자도 살얼음판…"재발방지·구조적 해결 필요"
배터리 공장 건설 차질…美 진출 업체들 긴장 속 내부 점검
전문인력 비자 쿼터 확보 및 상용비자 가이드라인 확정 요청
"美시장 포기 못 해…정부가 민감한 외교 문제 해결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임성호 김민지 기자 = 300여명의 한국인이 불법체류자로 단속된 이번 사태가 큰 고비를 넘겼지만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단속 대상이 된 배터리 공장의 가동 지연을 비롯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마스가 프로젝트 등 한미 핵심 협력 사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었던 관행을 선진화·제도화함으로써 미국 경영 환경을 조속히 안정화하는 동시에 양국 협력을 정상 궤도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700조원 투자 추진 중에 '날벼락'…"경영 전략 어쩌나"
11일 관가와 재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선과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 대한 3천50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 조성에 합의했으나, 이번 사태 이후 투자 집행에 차질이 없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패키지와 별개로 첨단 제조업 협력과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해 1천500억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한 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당장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합작 공장인 HL-GA 배터리회사의 공장 건설이 수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이면서 배터리·전기차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HL-GA 공장은 외부의 경우 완공 수준으로 공정이 진척됐으나, 내부 설비와 생산 장비 설치 공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인력들이 대거 귀국하면서 마무리 작업이 무기한 연기되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짓고 있는 다른 미국 공장들도 장비 세팅이 늦춰지면서 미국 내 배터리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국 공장 건설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야 하는 만큼 경영 전략 짜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번에 단속된 공장 외에도 로봇 공장 건설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증설 등을 추진 중인 현대차도 향후 전문 인력 투입을 앞두고 비자 문제 재발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우리 인력 훈련해달라" 트럼프에 "비자부터 해결해야"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조선업의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 정부는 자국 내 조선 건조 역량 회복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에서 고급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필요한 인력을 불러오겠다"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언급한 업종도 배터리, 컴퓨터(반도체)와 조선이었다.
그러나 업계는 비자 문제가 언제든 조선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장비 설치와 교육이 가능한 B-1 비자를 소지한 인력이 대거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선 협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전문 인력의 입국을 허용하겠다면서 자국 인력에 대한 훈련을 요구했는데, 이 경우 어떤 비자가 필요한지 누가 알겠냐"며 "전문 인력의 현지 취업을 위한 H-1B 비자도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에서 어떤 식의 협력이 가능할지 가늠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 기업 내부 정비 박차 속 정부 역할 커져
역시 미국의 핵심 전략적 이익이 걸린 반도체 산업도 미국 내 투자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96년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을 준공하는 등 이미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생산 활동을 해온 삼성전자의 경우 현지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내부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태 직후 삼성전자 내에선 여권을 상시 소지하고 법규 위반 등으로 검문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의 안내 사항이 전달됐다. 입국 심사 시 비자에 맞는 체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5조4천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반도체 후공정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인 SK하이닉스도 미국 비자 및 고용 정책의 향배를 주시하며 다각도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숙원 사업으로서 한국인 전문 인력 대상의 E-4 비자 쿼터 신설, 대미 투자 기업 고용인 대상 E-2 비자 승인율 제고 등을 요청했다. 단기적으로는 미 출장 시 주로 발급받는 단기 상용 B-1 비자에 대한 가이드라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현지 공장을 설립한다는 데 불이익을 받거나 어려워질 텐데 고민을 안 할 수가 없겠다"며 "현재 상태라면 미국 현지 직접 투자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미투자와 관계된 비자 발급을 정상적으로 운영해달라거나 TO(여유분)를 확보하든지 새로운 유형을 만들든지 하는 협상도 지금 하고 있다"며 "미국도 현실적인 필요가 있으면 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혼란에도 기업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며 "외교적으로 민감한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미국과 적극 협의하며 기업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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