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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전 이후 냉전식 단속…외국인과 접촉시 처벌

입력 2025-09-19 11:39  

러시아, 우크라전 이후 냉전식 단속…외국인과 접촉시 처벌
'외국과 비밀 협력' 처벌하는 법으로 2022년 이후 최소 100명 기소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자국민과 외국인 간의 접촉을 자의적인 기준으로 단속해 기소하는 냉전식 탄압을 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자국민과 서방 국민 간의 접촉을 단속해왔고, 현재까지 이에 따라 최소 100명이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외국 국가 및 국제 조직과의 '비밀 협력' 처벌법을 도입했다.
이 법에 따르면 러시아의 안보에 명백히 반하는 활동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외국 국가나 국제 조직과 협력한 러시아인은 최대 8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문제는 법 조항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디아조나가 보도한 법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법으로 인해 약 100명이 기소됐는데, 이들은 간첩 행위를 하거나 국가 기밀을 유출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 인권단체 '페르비 오트델'의 예브게니 스미르노프 변호사는 "순전히 일상적 접촉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외국인과의 어떤 소통이라도 개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FSB 정보원들과 수사관들은 안보 위협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재량으로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법원 자료를 보면 기소된 사람 중에는 은행 직원, 사업가, 건설 노동자와 러시아 군인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남성은 폴란드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조카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게 항복하는 방법 등을 포함한 친우크라이나 웹사이트 링크를 보내줬다는 이유로 '비밀 협력' 혐의를 받았다고 한다.
변호사들은 기소 사건 대다수가 우크라이나와 관련이 있으며, 우크라이나인으로 위장한 FSB 요원들의 함정 수사에 걸린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러시아 당국의 수사는 냉전 시절 구소련의 탄압을 떠올리게 한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소련은 자국민의 서방 주민과의 교류를 의심스러운 행위로 간주했다.
구소련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일반 시민과 외국인의 접촉을 감시하는 일이었다.
스미르노프 변호사는 "FSB는 사람들이 자기 검열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이유로 책임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누구와는 소통할 수 있고 누구와는 할 수 없는지 모른다. 이것이 러시아 당국이 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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