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스류 수출액 5천억원으로 4년새 23%↑…2016년의 2배
식품기업, 고추장·된장 수출…현지화로 수백여개 K소스 선보여
즉석밥·김밥·떡볶이 등 쌀로 만든 K가공식품 수출도 날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전재훈 기자 = 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적인 맛의 원천인 고추장과 된장 등 K소스(한국양념)가 각국 식당과 가정 내 식탁까지 파고들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 소스류의 작년 수출액은 3억9천400만달러(약 5천500억원)로 지난 2020년보다 23.6% 늘었다.
이는 2016년 대비 두 배로 성장한 수준이다.

◇ 식품업계, K소스 수출 확대…고추장·불고기·떡볶이까지
K컬처 열풍을 타고 국내 식품 업체들은 앞다퉈 K소스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60여개국에 소스를 수출하고 있는 CJ제일제당[097950]은 한국 전통 장과 이를 현지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현지화 K소스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요 수출 제품은 고추장, 된장, 쌈장, 불고기·떡볶이 등 조리용 소스,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드리즐 소스 등이다.
특히 미국에선 고추장·K-BBQ '드리즐 소스'를 월마트와 타겟 등 주요 마트에 입점했고, 베트남에선 매운 소스 '핫장'을 생산해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작년 소스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대상[001680]은 소스류를 4대 글로벌 중점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고추장과 된장 등 전통 장류를 토대로 만든 500여개 소스를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한식 기반의 매운맛을 현지에 맞게 재해석한 소스를 출시하고, 서구식 식문화에 맞춰 고추장의 농도를 묽게 하는 등 현지 맞춤 전략을 세웠다.
대상의 작년 연간 소스류 수출액은 580억원으로 2018년(320억원)보다 81.2% 늘었다.
대상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출 소스류가 현지 교민과 아시아계 소비자 중심으로 소비됐지만, 최근 K푸드 인기로 현지인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운맛을 강조한 '불닭 소스'를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삼양식품[003230]의 작년 연간 소스 수출액은 259억원으로 지난 2021년(83억원)보다 212.0% 늘었다.
샘표의 조미액 '연두'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2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유기농 고추장'도 같은 기간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겨냥한 소스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CJ제일제당은 김치볶음밥 등을 쉽게 만들 수 있는 B2B용 '만능 김치요리용 소스'를 출시하고 12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최대 중식 레스토랑인 '판다 익스프레스'와 협업해 불닭 소스를 활용한 신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최근 더본코리아[475560]도 해외에서 K푸드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김치양념분말, 된장찌개소스 등을 출시했다. 조리법을 볼 수 있는 QR코드도 제품 용기에 넣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직접 만들어 먹거나 판매하려는 수요가 높지만, 고추장과 간장 등 양념을 현지에서 구하고 이를 배합해 요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K소스는 한식을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과 한식 사업을 하려는 외국 기업에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양인 울린 고추장…'고추장 파스타·쿠키' 레시피 인기
해외에선 고추장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띈다.
인스타그램에서 '고추장' 해시태그(#gochujang) 게시물은 23만개에 이른다.
뉴욕타임스 쿠킹 사이트에는 고추장 요리법이 58개 올라가 있다. 고추장 버터 국수, 고추장 파스타, 고추장 감자스튜, 고추장 캐러멜 쿠키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스팸의 본사인 호멜푸드가 지난해 '고추장맛 스팸'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올해 미국 대형 유통업체 트레이더조가 연 조리법 콘테스트에서는 '허니 고추장 콘 쿠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우승했다.
영국에서도 고추장이 인기다. 영국 프리미엄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에서는 고추장 판매가 지난해보다 70% 늘었다.
영국의 유명 요리 연구가 니겔라 로슨은 고추장 파스타 요리법을 올리기도 했다.
세계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추장 수출액도 늘고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추장 수출은 6천200만달러로 5년 전보다 65% 증가했다.
CJ제일제당[097950] 비비고와 대상[001680] 청정원은 미국 등지에서 눌러 짜는 형태의 고추장을 선보여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 K쌀로 만든 즉석밥·김밥 등 쌀 가공식품 수출도 날개
즉석밥과 김밥 등 쌀로 만든 K가공식품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쌀 가공식품 연간 수출액은 2020년 1억3천800만달러(약 1천925억원)에서 작년 3억달러(약 4천200억원)로 약 117.4% 늘었다.
CJ제일제당의 냉동 김밥 해외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었다. 떡볶이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도 작년 상반기보다 87% 성장했다.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즉석밥 햇반은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 인기를 끌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쌀밥이 빵보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햇반의 미국 수출액이 늘고 있다"며 "흰쌀밥이 한국을 넘어 미국 식탁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ykim@yna.co.kr,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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