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야스쿠니 참배'·고이즈미 '부부별성 도입' 언급 자제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후임자를 선출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22일 후보자 추천서 접수와 정견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이 출마해 5파전으로 치러진다.
이들은 모두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했으나, 이시바 총리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에 일부 야당에서는 이번 선거가 '패자 부활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선거의 양강 후보로는 작년 선거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꼽힌다.
두 사람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지명도가 높고 주요 언론의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작년에 논쟁을 불러온 주제에 대해 말을 아끼며 지론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짚었다.
이 신문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개혁 색채를 줄였고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보수색을 희석했다"고 해설했다.
예컨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지난해 부부가 다른 성(姓)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으나, 올해는 보수파 반발을 고려해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반대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해 자민당 총재로 당선돼 총리에 취임할 경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지난 1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이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도쿄신문은 작년 선거에서 내세웠던 주장을 억제하는 것은 당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이지만 '변절했다'는 비판과 특색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을 위험성도 있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후보자들이 위기에 빠진 자민당을 살릴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자민당은 작년 10월 중의원(하원) 선거와 올해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모두 의석수를 크게 잃었고, 국회는 모두 여소야대 구도가 됐다.
닛케이는 "당 재건을 위한 개혁 공약은 대화, 메시지 발신 강화라는 내용이 많다"며 "인재 등용 정체와 당원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파고든 대책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어 "당 규정 변경이나 젊은 층, 여성 등용을 꾀하는 제안은 보이지 않는다"며 "자민당 지지세가 약해진 원인 분석과 대책 논의도 심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 자민당 총재는 내달 4일 선출된다. 자민당은 도쿄, 나고야, 오사카에서 연설회를 열고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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