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에 정찰·조기경보 역할로 활용 늘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군용기와 위성에 밀려났던 군용 풍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은 격년으로 여는 '용감한 방패'의 지난해 훈련 중 성층권에 전자기 스펙트럼 센서를 탑재한 풍선을 띄워 신형 정밀 타격 미사일을 이동 중인 함선으로 유도했다.
올해 미군은 지상과 가까이에 떠 정찰과 통신에 사용되는 에어로스탯(aerostat) 풍선을 업그레이드하는 42억 달러(5조9천억원) 규모의 계약도 맺었다.
폴란드는 러시아 미사일과 군용기를 탐지하기 위한 조기경보 레이더망의 일환으로 에어로스탯 4개를 미국에서 들여오기로 했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접경지에 로켓 탐지를 위한 에어로스탯 풍선을 배치해두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드론의 장거리 비행을 위한 신호 중계기로 풍선을 활용한다.
프랑스 몽골피에 형제가 1783년 열기구를 발명한 직후부터 군사 활용은 활성화했다. 프랑스 대혁명 기간 혁명군은 오스트리아군 정찰을 위해 수소 풍선을 띄웠고, 미국 남북전쟁 때도 전장 정찰에 쓰인 것으로 전해진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당시 봉쇄된 파리와 외부를 연결하는 통신 수단으로도 쓰였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도 적진 안팎을 정찰하는 데 사용됐다.
그러다가 2차 대전에서 군용기에 밀려났고 1960년대부터는 정찰과 통신에는 위성이 주로 쓰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위성이 하늘을 뒤덮고 드론이 여기저기 뜨는 시대에 전 세계 군이 풍선을 재소환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에어로스탯은 3∼5㎞ 상공에서 운용되는 연결형 비행선으로, 신호 중계 외에 저공 비행하는 미사일이나 드론을 탐지하는 센서 기능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장거리 레이더 감시에 보통 사용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보다 비용은 적고 한번 띄우면 몇 주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고 우려는 있다. 2015년 미국에서는 연결선이 끊긴 군 에어로스탯 하나가 예정에 없이 150㎞나 날아가면서 지역 주민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다.
고정되지 않은 채 24∼37㎞ 고도에서 떠다니는 고고도 풍선도 있다.
2023년 버스 한 대 크기의 중국 풍선이 며칠간 미국 상공을 떠돌다가 미국 전투기에 격추된 적이 있다. 미국은 정찰 풍선으로 의심했지만, 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또한 최근 수년간 대만해협 상공에도 이같은 풍선 100여 개를 띄웠다.
이런 고고도 풍선은 저궤도 위성보다 훨씬 지상에 가깝기 때문에 단거리 통신 신호를 포착하거나 지상 사진을 촬영하는 데 유리하다. 열이나 소리를 거의 방출하지 않고 수동 탐지 장치를 사용하기에 탐지도 쉽지 않다.
미군은 고고도 풍선 실험을 늘리고 있다. 전장에서 표적을 식별하고 포탄을 유도하는 네트워크의 일부로 활용하는 방안, 적진 깊숙이 드론을 보내는 데 활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바람이 강한 고고도에서의 조향 문제, 전력 공급의 제약은 한계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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