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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돈줄 쥐고 석화 구조조정 최대압박…업계 눈치싸움 치열

입력 2025-10-06 06:00  

정부, 돈줄 쥐고 석화 구조조정 최대압박…업계 눈치싸움 치열
계획서 제출요구에 장관 현장방문도…금융위 "지금이 마지막 기회"
롯데케미칼-HD현대 통합이 첫단추 될까…울산 3사는 외부컨설팅 합의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중국·중동발 공급과잉으로 바람 앞 촛불 신세가 된 석유화학 업계가 연말까지 구체적 사업 재편안을 내기로 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다.
정부가 10월에는 논의의 물꼬를 트겠다는 목표 하에 돈줄을 쥔 금융권까지 앞세워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으나, 기업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탓에 눈치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 일부 조정 논의가 윤곽을 드러낼 수 있다고 보면서도 논의에 본격적으로 탄력이 붙으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여전히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 업계 추가 지원 기대에 선 그은 금융위 "심히 우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 구조개편 협약 이후에도 업계 내부 논의가 가닥을 잡지 못하자 정부는 장관이 나서 지방 산단을 방문하는가 하면 업체들을 대상으로 재편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벌이고 있다.
지난 달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구조개편 협약에 참여한 기업에 사업재편 계획서 제출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재편 일정과 규모, 방법 등을 세부적으로 명시하도록 계획서 형식까지 정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구조재편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잠정적인 계획이라도 내라고 거듭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직접 울산 석화 산단을 방문해 "협의에 속도를 내 사업재편 계획을 빠르게 마련해달라"며 "정부도 맞춤형 패키지 지원방안을 마련해 기업의 사업재편계획 이행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 정부는 기업 돈줄인 금융권과 함께 업계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였다.
지난달 말 은행연합회는 17개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석화업계 혁신 지원을 위한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을 맺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아직 산업계가 제시한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감축 계획과 자구 노력의 그림이 보이질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산업계의 반응에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며 논의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권 부위원장은 또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석유화학 업계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이 때를 놓치면 채권단 역할도 '관찰자, 조력자'로만 머무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최후 통첩장을 던졌다.
한편에서는 공정위도 석유화학 기업들과 만나 사업 재편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동상이몽' 업계 "누가 나서서 손해 보겠나"
10월 중에 논의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 속에 기업들의 물밑 협상도 점차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간 구조재편 협약 이전부터 논의가 시작된 대산 산단 소재 기업들이 이달 중 기본 논의의 틀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정유 시설을 갖춘 HD현대오일뱅크와 합치는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는 롯데케미칼의 NCC를 HD현대케미칼로 통합하고, 여기에 HD현대케미칼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가 추가 출자하는 방식이다.
애초 HD현대케미칼이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인 만큼 다른 업체들에 비해 논의가 수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울산에서는 김정관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등 3사가 외부 컨설팅 기관에 구조재편 전략에 대해 자문을 받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시설 감축과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계획을 세우고, 추가 조율을 거쳐 후 연말까지 최종 사업 재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의 NCC 통합 논의가 공전 중이고, 에쓰오일도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어 결론 도출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여수에서는 LG화학이 GS칼텍스를 향해 여수 NCC를 매각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해 NCC를 통합 운영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이후 구체적 진전이 확인된 바는 없다.
롯데케미칼과 여천NCC의 통합 역시 꾸준히 거론되는 아이디어지만, 여천NCC는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갈등 해결이 우선인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의지가 강한 만큼 이달 중에는 협상 성과가 가시화되는 곳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로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다른 산업과 달리 구체적 지원책도 없이 압박만으로 논의가 갑자기 빨라지기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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