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당 8만원 부과…2028년 22만원으로 순차 인상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이어 협상력 높일 카드 확보에 주력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중국이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선박을 대상으로 입항 수수료 보복에 나섰다.
양국의 관세 휴전 기한이 내달 만료되는 만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를 마련하는 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10일 "중화인민공화국 국제해운조례 등 관련 법률과 국제법 기본 원칙에 근거해 국무원 승인을 거쳐 오는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대해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입항료 부과 대상은 미국 기업·단체·개인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이다.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기업·단체·개인이 2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 또는 조직이 소유·운영하는 선박도 입항료를 내야 한다.
이밖에 미국 국기를 게양하거나,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도 입항료 부과 대상이다.
이들 선박은 항차(航次)별로 입항료를 부과받으며, 추후 입항료는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오는 14일부터 중국 항만에 기항하는 해당 선박은 순t(Net ton)당 400위안(약 8만원), 2026년 4월 17일부터 기항하는 선박은 t당 640위안(약 12만7천원)을 납부하게 된다.
입항료는 2027년 4월 17일부터 t당 880위안(약 17만5천원), 2028년 4월 17일부터는 t당 1천120위안(약 22만3천원)으로 오른다.
교통운수부는 이번 입항료 정책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으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4월 발표한 중국 운항 및 중국산 선박 대상 입항료 부과 정책을 지목했다.
교통운수부는 "(미국의) 이 결정은 국제무역의 기본 원칙과 중미 해운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조치"라면서 "양국 간 해상 무역에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중국이 발표한 입항료는 당시 미국이 발표한 중국 선박 대상 입항료와 비교해 10%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오는 14일을 기준으로 중국 선박에 t당 50달러(약 7만1천원)의 입항료를 부과하며, 부과액은 순차적으로 올라 2028년 t당 140달러(약 19만9천원)까지 인상된다.
아울러 중국은 전날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하며 대미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상무부는 사륨-코발트, 터븀-철, 디스프로슘-철, 터븀-디스프로슘-철, 산화디스프로슘, 산화터븀 등을 수출할 때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희토류 7종에 이어 희토류 합금까지 통제 대상을 넓힌 것이다.
희토류 채굴이나 제련에 사용하는 기술과 희토류 가공에 사용되는 장비,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중국의 잇따른 대미(對美) 압박 조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20여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국이 다음달 10일 관세 휴전 만료 전에 최대한 자국에 유리한 안을 끌어내기 위해 협상 카드를 다각도로 확보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양국이 협상에 이르지 못할 경우 한때 최고 145%까지 치솟았던 관세 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의 일련의 조치들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협상 '지렛대'를 쌓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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