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케임브리지대 회의…"3자협력 불확실성의 순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강화한 한미일 3국 연대가 2년여 만에 국제관계의 불확실성 시대를 맞아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지적됐다.
한미일 3국 외교안보·국제관계 전문가들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열린 '한미일 3자 협력의 과거, 현재, 미래' 라운드테이블에서 3자 협력이 불확실성에 놓였다는 우려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한국의 이재명 정부 출범, 일본 총리 교체기 등 3국 모두에서 일어난 변화를 짚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3자 협력은 불확실한 순간이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을 옹호했던 정상 3명이 모두 퇴임했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3자 협력을 어떻게 보는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문제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단으로 3자 협력을 활용하려 할 수 있지만, 힘의 정치학에 바탕을 둔 현실주의적 정치인으로서 중국과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 대타협)을 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그는 "이는 국제관계에서 '영향권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도 있는 움직임"이라고 해설했다.
윤 이사장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언급과 오늘날 국제 현실에 차이가 존재한다고 느끼는가"라고 반문하며 "그 차이가 커진다고 느낀다면 향후 3자주의의 방향에 대한 조심스러운 우려를 나와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미일 3국이 대북 정책에 대해 협력할 수 있을지, 향후 지역 및 세계 질서 재편에 3국 관계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질문을 던졌다.
이에 제프리 호넝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 선임 정치학자는 "북미 정상회담만 놓고 본다면 자신만의 외교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3자 협력을 바라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합의든 이뤄지면 이행엔 3자 협력이 필요하게 된다. 세밀하고 미묘한 부분에 외교관들이 할 일이 아주 많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또한 "우린 비교우위와 국력, 지정학적 중심이 서로 다른 다극화 시대로 향하고 있다"며 "항상 정렬을 이루는 게 아니기에 소다자주의(mini-lateral)가 중요하다. 그때그때 공동 관심사, 잘하는 분야에 자원을 모으는 게 공식 조직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일본이 차기 총리를 맞이하게 됐다는 점도 조명됐다.
호소야 유이치 게이오대 교수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차기 총리 가능성이 큰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에 대해서는 경제안보상을 지내며 한국과 협력의 중요성을 알게 됐을 것이라면서 "가장 큰 도전은 다카이치의 이념이 아니라 집권 자민당의 약한 정치적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소야 교수는 "일본 총리로선 일본 경제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더 강해진 중국을 보면서 미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며 "일본의 산업적, 정치적 기반이 있는 한 3자 협력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호소야 교수는 또한 "대북 협력이나 미국 외교정책 등에서 일본과 한국에 더 강한 양자 협력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3국 정부 모두 더 큰 도전에 대응해 서로 차이점을 조율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존 닐슨-라이트 케임브리지대 아시아·중동학부 교수가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실라 스미스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아키타 히로 니혼게이자이신문 논설위원도 패널로 참석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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