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보수 억제 효과 사라져"…산케이 "다카이치, 당당히 야스쿠니 참배해야"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집권 자민당과 1999년부터 꾸렸던 연립 정권에서 전격적으로 이탈하면서 자민당의 보수 노선이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이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을 지난 4일 총재로 선출한 데 이어 공명당과 결별을 계기로 보수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진보 성향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11일 파벌 비자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자민당 정치에 대한 불신이 26년에 걸친 자민당과 공명당의 협력 관계를 끝냈다면서 "공명당은 헌법과 안보 등에서 (자민당 보수 정책에) 일정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민당이 다카이치 총재 아래에서 보수색을 강화할 것은 확실하다"며 "연립 상대가 있는 것으로 겨우 유지됐던 (보수화) 억제가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해설했다.
우익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도 헌법 개정, 부부가 다른 성(姓)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등에서 자민당과 공명당이 갈등을 빚었다면서 이번 사태가 다카이치 총재가 추진하는 '보수 회귀'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재는 공명당이 싫어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당당히 하면 좋을 것"이라며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안에 소극적인 공명당에 대한 배려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공명당의 연정 이탈을 통해 일본 정치의 다당제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민당은 한때 중의원(하원)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지금은 절반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야당 중에는 제3야당 국민민주당, 우익 성향 참정당이 최근 선거에서 약진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 "야당이 대동단결해 자민당을 대체하려는 기운은 없다"며 "다당화 양상이 한층 심해지고, 과반수 찬성을 얻어 정치를 전진시키는 다수파 형성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각 당이 국민 환심을 사려고 안정적 재원 확보를 방치한 채 선심성 정책에 치우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나카키타 고지 주오대 교수는 "연정 붕괴로 정계 개편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자민당 내에서 집행부 비판과 대립이 두드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한편, 자민당과 공명당 결별이 '트리플 약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트리플 약세는 주가, 국채, 엔화 가치가 모두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재정지출 확대를 공언한 다카이치 총재 취임 이후 일본 증시는 상승하고 엔화 가치는 하락했는데, 정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아사히가 전망했다.
이 신문은 일본 연휴가 끝나는 이달 14일 금융시장에서 급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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