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경계 속 대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에 시선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한은 기준금리 결정도 관심사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주 코스피는 연일 신고가 랠리를 지속하며 장 중 3,800선 턱 밑까지 치솟았다.
시장을 주도해왔던 반도체에다 그간 박스권에서 움직였던 자동차까지 주가가 오르며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미·중 무역 갈등에 경계심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물가 지표와 중국의 정치 일정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 관세 협상 진척 여부와 본격적으로 시작한 3분기 실적 시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시선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8.29포인트(3.83%) 오른 3,748.89에 장을 마쳤다. 종가 대비 사상 최고치다.
한때 3,794.87까지 상승해 장 중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주 초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에 코스피는 하락 마감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 싸움'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우려가 다소 완화된 영향이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임박 기대감과 정부의 3차 부동산 정책, 미국의 완화적 통화 정책 시사 등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신고가 행진을 펼쳤다.
이에 그간 시장을 주도해왔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는 물론,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등 자동차도 힘을 보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도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3천조원을 돌파해 지난 17일 기준 3천86조8천957억원을 기록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코스피는 파죽지세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과열 우려 속에서도 빅테크 기업, 정부 정책, 거대 금융 자본이 글로벌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AI 모멘텀은 국가 경쟁력 및 패권 경쟁의 사활이라는 기대감까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반영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17일 정규장이 마감한 뒤 미·중 무역 갈등 확대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 삼성전자(-1.43%) 등과 이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주요 인프라에서 마이크론 칩 사용을 금지한 이후 마이크론이 중국 내 데이터센터향 서버 칩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관련 내용은 미·중 갈등 확대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수급은 외국인 투자자가 9천960억원 순매수하며 주도했다.
순매수 상위권에는 삼성전자, 한국전력[015760], LG화학[051910], 삼성전자우[005935],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이, 순매도 상위권에는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오션[042660], NAVER[035420], 카카오[035720]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도 2천870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함께 지수를 '쌍끌이'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1조5천10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16.02%), 금속(8.97%), 전기·전자(6.95%), 기계·장비(6.56%) 등이 올랐고, 정보기술(IT) 서비스(-4.87%), 보험(-2.53%), 의료·정밀기기(-2.17%), 음식료·담배(-1.91%) 등은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0.05포인트(0.01%) 오른 859.5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코스피는 미·중 갈등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소비자 물가 지표와 중국의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헤드라인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 물가는 전월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전망이 강화된 가운데, 이번 물가 결과는 이러한 흐름을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4중전회도 주요 관심사다.
이번 회의는 올해 마무리되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이어 향후 5년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는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경민·정해창 연구원은 "핵심 의제는 5개년 계획으로 과학 기술 자립, 내수 부양, 식량 안보 등의 의제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갈등 상황에서 AI 반도체 기술과 희토류, 드론, 로봇 등 전략 산업에서 미국을 자극하는 정책은 APEC 회담을 앞두고 경계심을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장기화하는 미국의 셧다운과 한미 관세 협상에도 시선이 쏠린다.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공공시설 서비스의 중단과 공무원 대규모 해고 등 실물 경기에 대한 영향이 커져서 경기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한미 무역 협상도 그간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재료였지만 APEC을 앞두고 타결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한미 협상이 10일 내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밝히면서 해당 기대감이 국내 자산에 반영돼 있다"며 "통화 스와프나 원화 투자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추측이 유입된 가운데 협상이 기대만큼 빠르게 구체화하는지도 당분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도 이번 주 확인해야 할 일정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합산 실적은 IT 중심으로 상향 조정이 지속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반도체, 정유, 증권, 헬스케어, IT 하드웨어, 이차전지, 은행, 유틸리티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주(20∼24일) 국내외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0일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9월 산업 생산, 9월 소매 판매
▲ 20일 중국 4중전회(∼23일)
▲ 21일 한국 10월 1∼20일 수출 및 수입
▲ 23일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 24일 미국 9월 신규 주택 매매
▲ 24일 미국 10월 미시간 소비자심리지수
▲ 24일 미국 9월 C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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