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페리아 차이나, 상하이·선전·둥관·우시 등 공장에 지시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인 넥스페리아 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 자회사가 네덜란드 본사의 주문을 무시하라고 지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조립업체인 윙테크가 2019년 36억달러를 들여 인수해 운영해온 넥스페리아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가 최근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이유로 윙테크 경영권을 박탈하자, 그에 맞선 중국 현지 대응이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경영권 박탈에 맞선 공개적인 반발 차원에서, 넥스페리아 차이나가 지난 18일 "중국 공장 등에 대해선 현지 관리자가 운영을 맡을 것이며, 네덜란드 본사의 지시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발표했다.
넥스페리아 차이나는 "중국 현지 직원의 급여는 현지 법인에서 지급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넥스페리아는 현대자동차는 물론 폴크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주요 완성차 기업의 핵심부품에 필수품인 범용 반도체 생산 기업이다.
양극형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정전기방전(ESD) 보호, 과도전압억제(TVS) 다이오드, 금속산화막반도체전계효과트랜지스터(MOSFET), 논리소자 등을 주로 생산한다.
네덜란드 나이메헌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상하이·베이징·선전·둥관·우시 등에 생산·포장 공장을 두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이 대(對)중국 통제 차원에서 작년 말 윙테크에 이어 지난달 넥스페리아도 제재 리스트에 올리면서 네덜란드 당국이 지난달 '상품가용성법(Goods Availability Act)'을 이유로 장쉐성 윙테크 회장의 넥스페리아 지배권을 박탈했다.
해당 법은 네덜란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민간 기업의 이사회 결정을 정부가 무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 제품의 미국 수출 조건으로 장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라는 미국 요구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그러자 중국 상무부가 넥스페리아의 중국 내 생산공장과 하청업체들의 제품 수출을 금지한다고 맞섰고, 이를 바탕으로 넥스페리아 차이나가 네덜란드 본사 지시 거부 카드를 꺼냈다.
넥스페리아 제품의 80%가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의 수출 금지 조치가 장기화하면 자동차 업계에 넥스페리아가 생산해온 다이오드·트랜지스터용 반도체 공급난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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