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프라혁신TF 중심 개선책 마련…민간역량 활용·맞춤형 복구체계 구축 공감대
IT인프라·거버넌스 근본 개선안도 담길 듯…"민간클라우드 활용 속도·규모 고민"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차민지 기자 = 정부가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촉발된 행정시스템 장애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완전한 클라우드 재난복구(DR) 체계 구축에만 수조원이 드는 등 현실적 난관이 적지 않지만, 공공보다 앞선 민간 기술 역량을 활용해 시스템 성격별로 맞춤형 복구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산하에 꾸려진 '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를 중심으로 행정시스템 이중화와 복구체계 구축, 정부 IT 인프라 재설계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TF는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정재웅 아토리서치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과거 화재 대응 경험이 있는 카카오 외에도 네이버클라우드, 삼성SDS 등 기업에서 위촉된 민간위원이 활동하며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획재정부·국가정보원 등도 TF 논의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선 모양새다.
TF는 정보통신 기반시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장·단기 대책 마련을 포함한 AI시대 국가 디지털 인프라 근본 구조 개선 방안을 내달까지 내놓을 방침이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TF와 관련해 "그동안 백업이나 복구체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지 근본 원인을 살펴보고 있다"며 "단순 기술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인프라와 거버넌스 차원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복구작업이 한창인데 복구를 방해하면서 논의를 진행할 수는 없어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이달 말 1차 보고에 이어 11월에도 추가 보고가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TF 참여 중인 한 관계자도 "TF는 특정 기술보다 전반적인 거버넌스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DR이나 클라우드 이전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뉴얼과 프로세스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TF 내부에서는 민간의 앞선 기술과 경험을 행정시스템 개선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데 제안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 번에 모든 시스템을 정비하거나 DR 체계로 일괄 전환하기가 어려운 만큼 서비스 성격과 중요도에 따른 단계별 복구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 방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임 부위원장은 "시스템에는 언제든 여러 가지 폴트(fault·잘못)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100% 막을 수는 없다"며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즉각 복구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서비스 종류와 시스템 성격별로 각각에 맞는 대응책을 만드는 것이 큰 틀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행정시스템 중에는 과거 전자정부 개념으로 설계돼 AI 정부 전환을 염두에 두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며 "반면 굳이 모두 클라우드로 옮기거나 DR로 전환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도 있다"고 덧붙였다.
DR 체계 구축에 대해서도 임 부위원장은 "모든 걸 DR로 바꾸지 않아도 단순 백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며 "성격이 다른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시스템에 넣어 DR로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DR은 동일한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떨어진 원격지나 별도 센터에 실시간 복제나 동기화해 운영하는 만큼 단순 백업보다 구축·유지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TF에 참여하는 다른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도 "최근 일어난 아마존웹서비스(AWS) 장애를 떠올려 보면 단 1분이라도 서비스가 멈췄을 때 수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나는 경우엔 천문학적인 DR 투자를 한다"며 "하지만 행정 서비스 장애는 국민 삶과 직결되는 경우가 있고 단순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가 섞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DR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투자 효과가 좋은 경제적인 방식을 찾는 중"이라며 "가령 전쟁이 나도 서비스에 문제가 없어야 할 행정망에는 국방비를 투입해서라도 재난복구 시스템을 마련할지 등 행정망 서비스의 시급성에 따른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전 세계적인 '먹통'을 일으킨 AWS 장애 건을 들어 민간 클라우드로 행정망을 이전해도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임 부위원장은 "장애가 아예 없는 시스템이 존재할 수 없고 민간 클라우드 활용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점에서 큰 틀의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 속도와 규모로 정부에서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사이버 보안 대책을 발표하면서 클라우드, AI 확산 등 글로벌 변화에 맞지 않은 획일적인 물리적 망 분리를 내년부터 데이터 보안 중심으로 전환하고 클라우드 보안 요건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hacha@yna.co.kr,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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