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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국' 트리니다드토바고, 美 등에 업고 베네수엘라 압박

입력 2025-10-29 07:54  

'소국' 트리니다드토바고, 美 등에 업고 베네수엘라 압박
베네수 출신 불법 이민자 추방 검토…美군함 정박 허용도
마두로 정부 반발…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 '기피인물' 지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경기도 절반 정도 크기의 섬(5천100㎢)에 150만명 안팎의 인구를 보유한 카리브해 소국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영토 면적 178배(91만㎢)·인구 19배(2천800여만명)의 베네수엘라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친미 외교 노선을 취하고 있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압박 의제를 따르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자극하는 형국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캄라 퍼사드비세사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는 최근 자국 영토 내 불법 체류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을 위한 법적·행정적 검토에 착수했다고 현지 일간 트리니다드토바고 가디언과 AF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에 불법으로 거주하는 이는 대부분 베네수엘라 국적이다. 베네수엘라와 트리니다드토바고는 가장 가까운 해안선 기준 11㎞가량 떨어져 있는 인접 관계다.
현지 국토안보부 장관은 현재 구금 중인 불법 체류 이민자에 대한 석방 대신 본국으로 추방하는 안에 대해 살필 것을 지시했다고 AFP는 자체 입수한 내부 문서를 인용해 전했다.
현지 당국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트리니다드토바고에는 경제난과 정치적 불안을 피해 배를 타고 이주한 베네수엘라 국적 이민자들이 증가했다고 한다. 그 규모는 2022년까지 약 4만명으로 추산된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는 베네수엘라 출신자들에게 임시 체류 허가 발급 후 만기 때 자연스러운 출국을 유도했으나,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례가 더 많아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전에도 양국 관계는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었으나, 최근처럼 갈등이 표면화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카리브해 우파 소국' 트리니다드토바고가 '남미 대표 좌파'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을 측면 지원하는 현재의 외교적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친미 국가인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베네수엘라 인근 바다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트럼프 정부에 "마약 퇴치는 평화를 위한 길"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미 해군 구축함 USS 그레이블리 호를 자국에 입항하도록 했다.
또 미군의 '마약 운반선' 타격으로 인해 자국민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 차원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 해군 구축함 정박 허용 등에 대해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를 강하게 힐난한 데 이어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가스 개발 협정 협의를 중단했다.
별도로 베네수엘라 국회는 이날 퍼사드비세사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를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 "그간 트리니다드토바고에 가장 관대한 나라가 있었다면 그건 베네수엘라"라며 비판했다고 베네수엘라 국회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앞서 퍼사드비세사 트리니다드토바고 총리는 AFP 인터뷰에서 관련 베네수엘라 국회 움직임에 대해 "내가 왜 그 나라에 가고 싶겠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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