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제재 압박을 받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유럽산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CC는 독일 디지털주권센터(ZenDis)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오픈데스크를 쓰기로 하고 조만간 계약할 방침이다. 오픈데스크는 유럽 디지털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독일 내무부 산하 디지털주권센터가 유럽 IT업체들과 함께 개발한 공공기관용 소프트웨어 패키지다.
ICC 행정·IT 책임자인 오스발도 자발라 길러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기술적) 의존성을 줄이고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기술적 준비를 마치고 오픈데스크로 이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국 이스라엘에 대한 전쟁범죄 수사를 문제 삼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카림 칸 검사장 등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ICC 전체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지난달 보도했다.
ICC는 미국의 전면 제재에 대비해 최근 업무 데이터를 전부 백업하고 미국 회사 마이크로소프트를 대체할 IT업체를 물색했다고 한델스블라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칸 검사장을 제재하면서 수사를 재정적·기술적으로 지원한 개인이나 단체도 제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칸 검사장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이메일 계정을 삭제당해 스위스 업체 프론토메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의 제재와 별개로 여직원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올해 5월부터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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