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일주일째 고립…"자메이카, 복구에 10조원은 필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달 말 초강력 허리케인 '멀리사'(Melissa) 영향권에 들었던 카리브해 지역 국가들이 피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7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멀리사로 인해 자메이카, 쿠바,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 등지에 폭우, 강풍, 해일, 홍수, 산사태가 이어지면서, 이재민 가정 내 약 100만명의 어린이가 삶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추산했다고 EFE통신이 보도했다.
쿠바에서만 약 44만1천명의 어린이가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유니세프는 추정했다. 자메이카에서는 최소 28만1천명의 어린이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급한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분류된 아이들은 68만명 가까이 된다고 유니세프는 강조했다.
로베르토 베네스 유니세프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지역 사무소장은 최근 보도자료에서 "카리브 전역에 걸쳐 끊임없는 홍수가 발생한 여파로 이 지역 어린이들의 삶이 순식간에 뒤흔들렸다"면서 "식량, 식수, 위생 시설, 보건·영양 서비스 접근성, 교육으로의 복귀 경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격탄을 맞은 자메이카의 경우 병원 내 의료 시설이 훼손되거나 부분적으로 손상됐으며, 일주일 넘게 침수된 의료 기관도 있다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그러나 현지 복구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관계자들은 자메이카 서부 지역 곳곳에 약 500만t(톤)의 잔해가 쌓여, 일부 지역사회는 일주일째 고립돼 있다고 보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이 잔해량은 화물차 약 48만 대 분량에 달한다고 한다.
잔해와 더불어 산사태와 홍수 등 여파로 고립된 27개 마을에 접근하기 위해 자메이카 당국은 곳곳에서 도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홀니스 자메이카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직 접근하지 못한 마을에서 배고파 우는 모든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면서 "그 소리는 내 잠자리에까지 따라온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더글리너는 보도했다.
자메이카 당국은 복구에 70억 달러(10조원 상당)가량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관련 예산 마련의 어려움으로 각국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쿠바에서도 7만6천689채의 주택이 피해를 본 것으로 당국은 잠정 집계했다. 이 중 4천743채는 완파된 것으로 보고됐다고 쿠바 관영 그란마는 전했다.
가뜩이나 취약한 전력망을 비롯해 도로와 교량 등 각종 인프라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재해 대책 회의에서 "어떠한 추산도 실제 피해 규모를 밑돌 것"이라면서 "가장 힘든 단계가 시작됐으며, 복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다고 쿠바 언론 쿠바데바테는 보도했다.
각국에서 집계한 사망자는 자메이카 최소 32명과 아이티 43명 등이다. 아이티에서는 13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