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누르던 'AI 버블' 논란 차츰 완화…美금리인하 기대도↑
뉴욕증시 3대 지수, '블랙프라이데이' 맞아 강세 마감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는 등락 엇갈려…MSCI 한국 증시 ETF 0.74%↓
'천스닥' 정책 기대에 "산타 선물,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먼저 올 것"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주 코스피는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이 남긴 충격과 과도한 원화 약세 흐름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 감지되는 만큼 이번주 한국 증시는 경계감 속에서도 상승세 재개 여부를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73.33포인트(1.9%) 오른 3,926.59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4% 넘는 낙폭을 기록한 '검은 금요일'의 충격이 주말을 거치며 다소 진정된 가운데 한 주 거래를 개시한 코스피는 '전강후약' 패턴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주중 들어 회복세가 본격화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크게 낮춘 구글의 AI 서비스 제미나이 3.0의 대두로 AI 산업의 판도가 바뀔 상황이 되면서 그간 시장을 짓눌렀던 AI 버블 논란이 수그러들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살아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코스피는 28일에는 뉴욕증시가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하고 유럽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일 대비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오라클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비롯한 공격적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막대한 부채를 유발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방압력을 형성했다.
이날 여야 합의로 확정된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법개정안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증권가에선 30%로 정해진 최고구간 세율이 25%인 대주주 양도소득세율보다 높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가와, 과거보다는 진전된 측면이 있는 만큼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배당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올해 5월부터 순매수를 이어오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던 외국인 자금이 코스닥으로 이동하려는 듯한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 성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지속 검토 중에 있으나 기사에서 언급된 코스닥시장 대책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 오히려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에 28일 하루간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천921억원과 6천25억원씩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3.7% 넘게 끌어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개인은 1조437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천스닥 플랜'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코스닥 투자심리를 주도했다"면서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을 중심으로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 수급이 이동하면서 두 지수의 상반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평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48.72포인트(5.64%) 오른 912.67로 한주 거래를 마쳤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이다.
그런 가운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월 한 달간 무려 14조4천561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팔자'를 이어갔다.
다만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11월 상순께에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지난 한 주(24~28일) 간의 순매도 규모는 2조1천572억원으로 11월 전체 외국인 순매도의 15% 수준에 그쳤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8천939억원),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5천314억원), NAVER[035420](3천72억원), 삼성전자(1천144억원) 등이,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한국전력[015760](1천45억원), HD현대중공업[329180](822억원), 현대로템[064350](781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도 지난 한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천311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홀로 3조4천22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지탱했다.
금주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 현지시간 12월 1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 코스닥 상승세 지속 여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된 탓에 시장이 의존할 데이터가 충분치 않은 가운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경계심리가 증시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공식 고용지표 지연으로 고용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대체지표가 된 만큼 3일 나올 미국 고용정보업체 ADP의 민간고용지수에 주목이 쏠릴 것"이라면서 "11월 민간 일자리는 10월(4만2천건) 대비 둔화된 2만건 증가가 예상되며 예상치를 하회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금리인하 명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최근 주간 ADP 고용자수 감소 추세를 감안할 때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선회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김종민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두 가지 핵심 요인이 동시에 해결되는 모습"이라면서 "선물시장 기준 12월 (미국) 금리 인하 확률은 80%를 상회하며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고, 구글의 제미나이 3.0 공개로 새 성장동력이 가시화하며 AI 우려도 잦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산타 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산타의 선물'은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먼저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글로벌 유동성 안정화와 개인 순매수 유입이 기대되는 지금, 코스닥 랠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뉴욕 증시는 연중 최대 소비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은 가운데 강세로 마감했다.
전일 휴장에 이어 오전에만 장이 열리면서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54%와 0.65% 뛰었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74% 내렸지만 MSCI 신흥지수 ETF는 0.15%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2% 상승했고, 러셀2000 지수와 다우 운송지수도 각각 0.58%와 0.33%씩 올랐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0.63% 상승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2월 1일 = 한국 11월 수출, 중국 11월 레이팅독 제조업 PMI
▲ 2일 = 한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11월 ISM 제조업지수, 유럽 11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 파월 연준 의장 연설
▲ 3일 = 미국 11월 ADP 민간취업자수 증감, 미국 9월 산업생산, 중국 11월 레이팅독 서비스업 PMI
▲ 4일 = 미국 11월 ISM 서비스업지수
▲ 5일 = 미셸 보우만 연준 위원 연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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