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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대선 '기술적 동률'…트럼프 입김이 승패 변수 되나

입력 2025-12-02 16:06  

온두라스 대선 '기술적 동률'…트럼프 입김이 승패 변수 되나
트럼프 지지받는 보수 아스푸라 선두…2위와 0.02% 차이
"부동층, 아스푸라로 기울어…사회 전체가 미국과 갈등 기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중미 온두라스 대선 개표 결과 동률에 가까운 접전이 벌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김이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선두를 달리는 우파 성향 국민당의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지지를 받아 갑작스러운 상승세를 타면서 나오는 얘기다.
1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에 따르면 전날(11월 30일) 치러진 대선의 예비 개표 결과 개표율 57.03% 기준 아스푸라 후보는 74만9천22표를 얻어 득표율 39.9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경쟁자인 중도 성향 자유당 소속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가 74만8천507표(39.89%)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현재 두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515표다.
두 후보가 초박빙인 현 상황을 아나 파올라 할 CNE 위원장은 "기술적 동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작업 개표에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초박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부상했다고 상황을 분석했다.
좌파 집권당에 실망한 온두라스 유권자들은 대안을 찾았지만 표를 던질 대상이 아스푸라, 나스라야 후보로 압축됐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 결과는 엇갈렸으나 일부 조사에서는 부동층이 많은 가운데 나스라야 후보가 아스푸라 후보를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판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스푸라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나스라야 후보를 비난하며 선거에 개입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트루스소셜에 "온두라스 국민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하고, 티토 아스푸라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아스푸라가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미국이 온두라스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압박까지 유권자들에게 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스라야 후보에 대해서는 아스푸라 후보에 갈 표를 잠식하기 위해 출마한 "경계선상의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이날 온두라스 대선 개표가 초접전 속에 지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혹을 제기하며 재차 선거에 개입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온두라스가 대선 결과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 같다"며 온두라스 선관위가 개표를 조기에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렇게 하면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온두라스 국민들은 11월 30일에 압도적인 숫자로 투표했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의 피 말리는 접전을 두고 온두라스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실제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온두라스 출신 전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 리카르도 수니가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때문에 부동층이 아스푸라 쪽으로 기울었다고 진단했다.
수니가는 "온두라스 사회 전체가 미국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며 선거 직전까지 불확실하던 표심이 보수 후보 쪽으로 쏠린 까닭을 설명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중남미 외교정책은 자유무역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촉진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여러 국가에 선거감시단을 파견했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보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 선거 개입 때문에 이런 전통적 정책도 뒤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지배적 강대국이 되도록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힘을 동원해 미국 정책을 재편했다"고 분석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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