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습 계속…중부 산업도시 인프라 타격, 정전 속출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사흘에 걸친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종전안 논의가 돌파구 없이 끝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다시 유럽 주요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앞선 사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논의에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 등과 "아주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통화를 했다면서 일단 긍정적인 어조는 유지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극적이기보단 꾸준한 논의"였다면서 "헤드라인성 돌파구는 없었지만, 후퇴도 없었으며 이는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을 볼 때 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미국 측이 추진하고자 하는 것, 러시아가 여전히 진행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한 그림을 갖고 플로리다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통화에 나선 데 대해 "긴급성, 그리고 (협상) 과정이 교착은 아니라는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우크라이나군 2인자인 안드리 흐나토우 총참모장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미국 측과 논의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구조, 그리고 약속을 위반한 러시아의 과거 전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고 키이우 포스트는 전했다.
집행 메커니즘이 부족한 종전 합의로는 러시아의 재침공 위험이 크다는 우려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 주요국들이 계속해서 표명하는 부분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8일 영국 런던을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종전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전후 안보를 지지하는 유럽 주요국과 단결해 우크라이나에 가장 유리한 종전안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정상들이 종전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종전 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한 서방 외교관도 "런던 회동에서 통일된 유럽 메시지를 만들어 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음 대미 (협상) 라운드에서 젤렌스키의 입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에서 '작전 회의'가 벌어질 때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만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안보와 지정학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키이우포스트는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한 외교관은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 사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인 투트랙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럽연합(EU) 당국자는 좀 더 강경한 어조로 "미국이 (평화 협상에) 새로운 포맷을 시험 중이라면 유럽은 주저할 여유가 없다"며 "런던 회동은 우리의 정치적 의지를 나란히 맞추고 우리가 손 놓고 있지 않다는 점을 우크라이나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BBC 방송과 DP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의 주요 산업 중심 도시인 크레멘추크의 기반시설이 드론과 미사일 공습을 받으면서 전기와 수도, 난방이 끊겼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6∼7일 밤사이 러시아가 드론 241대와 초음속 킨잘 미사일 3발, 탄도 미사일 2발을 동원해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6일 새벽에도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어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마비시켰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드론 653대와 미사일 51발이 사용됐으며 이는 2022년 전쟁이 시작된 이후 3번째로 큰 규모의 공습으로 추정된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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