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세 마감…기술주 약세 속 경기민감주로 매수 몰려
장마감 후 브로드컴 깜짝 호실적에 시간외 거래 반도체주 강세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는 등락 엇갈려…코스피200 야간선물 1.15%↑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2일 코스피는 미국 브로드컴의 호실적에 힘입어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 속에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38포인트(0.59%) 내린 4,110.62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7천71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천462억원과 4천39억원을 순매수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 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을 맞아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오라클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유발한 반도체주 약세가 지수를 짓눌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한 엇갈린 해석, 중·러의 무력시위에 맞서 미국 전략폭격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와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는 소식에 따른 지정학 위험 부각 등도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가 하락 반전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라클은 2026회계연도 2분기(9∼11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다 자본지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인공지능(AI) 산업이 과연 대규모 투자만큼의 수익성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해묵은 불신이 자극된 것이다.
이에 기술주보다 금융, 산업재 중심의 전통적인 경기 민감주에 매수 주문이 몰리는 가운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4% 오른 48,704.01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21%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6% 내린 22,593.86에 장을 종료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미 증시는 오라클(-10.84%)발 변동성과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제 전망 상향 및 양적완화(QE) 호재가 맞물리며 업종별 차별화가 극심한 혼조세로 마감했다"고 말했다.
다만, 거시적인 AI 성장 스토리는 오히려 이전보다 강화됐다면서 "전날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생산성 향상을 근거로 2026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3%로 상향 조정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채택률 증가가 단순한 테마를 넘어 실질적인 국가 경제의 생산성 효율화로 연결되고 있음을 연준 차원에서 인정한 것이란 이유에서다.
서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대규모 자본지출이 주도하던 인프라 구축 단계에서, 파월 의장이 언급한 생산성 혁명을 끌어낼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단계로 진화하는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아직은 '자본지출 절벽'에 대한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업종 순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들은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1.85%, MSCI 신흥지수 ETF는 0.47%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75% 내린 반면 러셀2000 지수와 다우 운송지수는 각각 1.21%와 0.64%씩 올랐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1.15% 상승했다.
그런 가운데 이날 장 마감 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과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브로드컴이 한때 3%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 반도체주들이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인 점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은 실적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2025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80억1천500만 달러이며, 2025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19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1분기에도 모멘텀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며, AI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갑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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