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릴란드 국가인정 뒤에 전략요충 장악 의지"
친이란 예멘반군 견제하며 홍해에 군사·외교력 투사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이스라엘이 지난해 말 아프리카 동부 미승인국가 소말릴란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로 승인하면서 이 지역으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소말릴란드가 속한 소말리아는 아프리카 대륙의 동부에 마치 코불소 뿔처럼 돌출된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위치한다.
아프리카의 뿔은 아라비아 반도 아래에 있으며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아덴만을 끼고 있어 안보 요충지로 평가된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 해협은 전략적 거점"이라며 "누구도 소말릴란드의 전략적 위치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말릴란드는 자국 내 베르베라 항구를 수교국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이스라엘의 항구 사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소말릴란드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군사 기지를 베르베라항구에 유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말릴란드와의 관계강화에 예멘의 친이란 반군을 견제할 전략적 거점을 마련할 이스라엘의 의지가 담겼다고 해석했다.

소말릴란드 바로 위에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2023년 가자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홍해에서 선박을 공격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정밀 폭탄과 드론 등 예멘 후티 반군의 무기가 소말리아내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 알샤바브로 이전되고 관련한 훈련도 이뤄졌다는 유엔 보고서도 나온 바 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퍼 구터만 선임 연구원은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승인은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이 군사력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외교력도 발휘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번 국가 승인은 미국도 지지하지 않음으로써 이스라엘이 외교적 독자성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지역에 이스라엘의 영향력 확대 시도가 지역 정세를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캐머런 허드슨 전 아프리카국장은 "이스라엘은 다른 국가의 이익을 대가로 자국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증진하려 한다"며 이스라엘의 영향력 투사가 아프리카 뿔 지역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태미 브루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부(副)대사는 지난해 초 여러 나라들이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팔레스타인을 일방적으로 국가로 승인했다며 이스라엘 역시 자국 스스로 외교 정책을 펼칠 권리가 있다고 항변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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