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브랜드, 유럽서 '나홀로 성장'…中내수점유율은 70% 육박
현대차그룹 판매량서 美 비중 26%…전문가들 "시장 다변화해야"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중국 브랜드의 공세에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의 선전을 통해 전체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장기화하고 있는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시장 다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7.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0.1%포인트 내린 4.0%, 기아는 0.3%포인트 하락한 3.8%다.
합산 판매량은 전년보다 2.0% 감소한 104만2천509대로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이러한 역성장은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BYD, 상하이자동차(SAIC), 볼보 등 중국계 브랜드는 전년 대비 24.2% 증가한 82만6천503대를 판매하며 유럽 시장점유율을 5.1%에서 6.2%로 끌어올렸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전년 판매량의 약 4배 수준인 18만7천657대를 판매하면서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외에도 유럽계(64.9%→64.8%)를 비롯해 일본계(14.0%→12.6%), 미국계(5.8%→5.0%) 브랜드도 시장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자신들의 안방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지배적인 위치를 공고히 했다.
BYD, 지리자동차, 체리 등 중국계 브랜드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16.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합산 2천89만4천197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은 65.0%에서 69.5%로 상승했다. 작년 중국 전체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인 3천5만대를 찍었는데 10대 중 7대가 중국 브랜드였던 셈이다.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경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 수입 브랜드의 입지가 축소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현대차·기아의 작년 판매량은 46만3천867대로 전년 대비 7.6% 증가하긴 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1.6%에서 1.5%로 내려갔다.
유럽계 브랜드는 398만3천37대로 7.7% 감소했고 일본계 브랜드는 6.3% 감소한 292만9천396대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3.3%, 9.7%로 내려갔다.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자연스레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커지는 모양새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한 해 미국에서 7.5% 증가한 183만6천172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을 10.8%에서 11.3%로 끌어올렸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 점유율이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도매 기준)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25.5%에서 2025년 25.9%로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4대 중 1대가 미국에서 팔리는 셈이다.
국내 시장 비중이 17.3%로 뒤를 이었고 유럽(15.6%), 인도(11.7%), 아프리카·중동(7.6%), 중남미(6.6%) 등 순이었다. 중국 비중은 2.9%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장기화하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시장 침체 우려 등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이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 다변화는 당연한 숙제"라면서 "현지 시장에 맞춤화한 차종 출시와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는데, 자동차 시장은 가격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내구성, 품질 등에서 차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n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