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알리는 데 집중…"국론 양분할 정책엔 애매한 자세" 분석
'의석수 급감 관측' 최대 야당 "포기 안해"…총리 지명 18일 전망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총선) 유세에서 보수 색채가 강한 정책과 소비세 감세 등 민감한 쟁점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4일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이 오는 8일 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훨씬 웃도는 의석수를 차지하며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높은 내각 지지율을 유지하고 승기를 굳히기 위해 실점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는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다카이치 총리 연설 내용을 주제별로 분석한 결과, '경제 정책'이 65.4%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후보자 소개·투표 호소'가 17.6%였다.
'외교·안보'는 3.3%였고, '외국인 정책'은 0.8%에 불과했다. '일본 국기 훼손죄'를 언급한 비율도 0.3%에 그쳤다. 이들 정책은 다카이치 총리의 강경 보수 성향과 관련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아사히는 "외교·안보의 상세한 내용을 보면 3대 안보 문서 개정은 언급했지만, 무기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정 철폐 방침은 말하지 않았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유세 도중 보수적 정책인 '스파이 방지법' 제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국기 훼손죄는 다카이치 총리가 단 1번 언급했고, 외국인 규제 강화에 관한 언급 비중도 매우 작았다고 해설했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국론을 양분할 수도 있는 대담한 정책과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달 23일 중의원(하원)을 해산했지만, 정작 유세 현장에서는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보수색 강한 정책을 논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식품 소비세 감세가 숙원이라고 했지만, 유세 현장에서는 이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
최대 야당인 '중도개혁 연합'이 식품 소비세 감세를 이번 선거 핵심 공약으로 꺼내자 자민당도 이를 2년간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고, 다카이치 총리가 결과적으로 이 사안이 쟁점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고 판단해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또 경제계 등에서 확실한 재원 없이 식품 소비세 감세를 시행할 경우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 측근 중 한 명은 "하고 싶은 것을 전면에 내세우면 비판받는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 직전 기자회견에서는 안보 정책의 근본적 강화, 정보 활동 기능 보강 등 보수색 강한 정책을 언급했고 이를 자민당 공약에도 반영했지만, 유세에서는 경제 정책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국론을 양분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며 애매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반면 의석수를 크게 잃을 것으로 관측되는 중도개혁 연합 내부에서는 초조함과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이 정당은 기존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결성했다.
중도개혁 연합 노다 요시히코 공동대표는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긴급 메시지에서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며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정당은 지지 기반인 노동계 단체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종교단체 창가학회의 조직 표를 중심으로 여당을 추격할 방침이다.
한편, 8일 총선 이후 총리를 선출하는 특별국회는 이달 18일 소집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다시 총리로 선출돼 새로운 내각을 출범하게 된다.
이 신문은 일본 총리가 신년 국정과제를 설명하는 시정 방침 연설은 20일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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