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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샤 숙청 내막 '한 자락'…"대만문제 미뤄도 '군개혁' 시급"

입력 2026-02-04 10:26   수정 2026-02-04 10:48

장유샤 숙청 내막 '한 자락'…"대만문제 미뤄도 '군개혁' 시급"
SCMP 보도…中, 군부패 척결 주장 속 장유샤 세력 솎아내기 역력
"장유샤·류전리 숙청 전에 린샹양 동부전구사령관 표적 삼아"
"트럼프 서반구 중시, 대만 독립 움직임 없는 시기 군개혁 단행" 주장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장유샤·류전리 숙청은 '대만 문제'보다 인민해방군 개혁이 더 시급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분석가들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SCMP는 이번 일로 인민해방군 지휘 사령탑인 7인의 당 중앙군사위 체제가 시진핑 주석과 장성민 부주석만 남게 됐지만, 군내 부패 척결은 물론 군의 기강 다지기와 충성심을 강화할 기회를 잡게 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중화권 유력지인 SCMP의 이런 보도는 중국 권력 심장부의 기류를 전하는 것으로, 시 주석을 빼면 사실상 인민해방군의 실무사령탑인 장유샤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한국의 합참의장 격인 류전리 중앙군사위원(연합참모부 참모장) 숙청과 관련해 권력 암투가 빚어졌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인민해방군 최고 사령관인 시 주석과 차석인 장유샤 부주석 등이 '대만 통일' 문제로 갈등을 빚은 끝에 숙청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인 2027년 11월 열리는 제21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계기로 '4기 집권'을 노리는 시 주석은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대만 통일을 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아 온 데 맞서 장유샤 등이 '현재로선 불가론'으로 버텼다가 결국 숙청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작년 10월 대만 관련 작전을 담당하는 린샹양 동부전구사령관에게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옷을 벗긴 데 주목하면서, "이는 장유샤·류전리 숙청 전에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짚었다.
장유샤·류전리에 대한 중국 국방부의 지난달 24일 전격적인 체포·숙청 발표가 나온 이후,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장유샤·류전리가 '당 중앙군사위 주석 책임 제도'를 유린·훼손했다"고 보도함으로써 인민해방군 상층부에서의 군사 전략을 둘러싼 갈등·대립을 암시한 바 있다.
SCMP는 당 중앙군사위가 시진핑·장성민 2인 체제가 됨으로써 통제력이 떨어져 인민해방군의 작전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그로 인한 차질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중시하며 서반구에서의 입지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라이칭더 총통의 민진당 정권 역시 '대만 독립'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장유샤·류전리 숙청을 포함한 인민해방군 개혁을 선택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런 선택은 군 부패 척결과 기강 다잡기를 명분으로 장유샤·류전리 충성파를 솎아내고 시진핑 세력 심기에 나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사실 200만∼230만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인민해방군은 그동안 담배·주류를 포함해 별도의 수익 사업을 해오는 등 '예산 자율성'이 작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부패 척결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정적 제거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 2012년 11월 제18차 당대회에서 권력을 승계한 시진핑은 평생 직업군인 장유샤를 통해 인민해방군을 장악해왔고, 군 내 반대에도 2016년 2월 7대 군구(軍區)에서 5대 전구(戰區)로 개편하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강행하면서 반발을 누른 점에 비춰볼 때 인민해방군에 장유샤 세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10월 20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도로 당 중앙군사위 7인 체제가 구축됐지만, 실상은 시진핑·장성민 이외에 나머지는 장유샤 지지 세력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리상푸 전 국방부장(2023년), 먀오화 중앙군사위원(2024년), 허웨이둥 부주석(2025년) 등 당 중앙군사위원 3인의 임기 중 낙마도 이를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이로 볼 때 시 주석의 지도하에 장성민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주도할 인민해방군 개혁 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런 가운데 해방군보는 연일 장유샤·류전리 숙청을 정당화하면서 반(反)부패 투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SCMP는 인민해방군의 반부패 투쟁이 단기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인민해방군을 강화하고 공산당 통제력을 공고하게 할 수 있어 대만을 협상으로 압박할 더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 군사평론가인 쑹중핑은 "(이번 일로)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국 등과의) 무력 충돌에 대한 베이징의 준비 태세는 단기간 차질을 빚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부패와 기강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 대만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면서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인민해방군) 부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보 당국의 2024년 1월 폭로로 중국 내 미사일 기지의 허술한 운영 등 전쟁 수행 능력 부족이 문제가 되기는 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국방비 지출과 함께 5대 전구 개편 이후 육·해·공군, 로켓군 등 4개 군의 합동 작전이 가능한 현대적 공격형 군대로 전환하며 군 기강 다지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군 부패 척결은 정적 제거와 '다른 표현 같은 말'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브라이언 하트 연구원은 "시 주석으로선 장유샤·류전리 숙청으로 인한 혼란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중국 지도부는 인민해방군의 충성을 확보하고 방위산업체 부패 척결이 장기적으로 이롭다고 믿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kji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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