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주년 행사 때보다 "더 노골적"…일각에선 '기념행사 정치화'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행사가 때아닌 논란에 휘말렸다. 주최 측이 100만 달러(14억6천만원)를 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볼 수 있다며 '트럼프 면접권' 판매를 광고하고 나서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모금 책임자가 '프리덤 250'을 위한 민간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프리덤 250'의 홍보자료에 따르면 주최 측은 기부자들을 위해 '맞춤형 패키지'를 배포하고 있다.
'프리덤 250'은 이동식 박물관인 '프리덤 트럭', 리셉션, 카 레이스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세부 내용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프리덤 250 감사 리셉션'에 초대받아 대통령과 함께 사진 촬영할 기회를 얻는다. 250만 달러 이상 기부자는 7월 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서 연설할 수 있다.
'프리덤 250'은 국립공원재단 내부에 설립된 유한책임회사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트럼프 측이 좌지우지하는 회사로 분류된다.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국립공원재단 이사로 다수 임명됐기 때문이다.

국가 기념행사를 정치화하거나 기업 자금을 모으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6년 건국 200주년 당시에도 있었다.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은 기획 위원회를 정치적 측근들로 채운 데다가 기업들의 후원을 지나치게 많이 받아 비판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닉슨 때보다 더하다는 지적이다. 아메리칸대 역사학과의 림자 파블로프스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보다 "더 노골적인 방식으로, 그리고 저항은 덜 받으면서" (in a more overt way, and with less pushback) 기념행사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프리덤 250의 공격적인 행보는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주관 위원회인 '아메리카 250'의 우려도 낳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메리카 250은 의회가 승인한 독립 비영리 단체다.
민주당 보니 왓슨 콜먼 하원의원은 의회가 배정한 세금이 '아메리카 250'이 아닌 '프리덤 250'으로 전용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한쪽은 모든 미국인의 이야기를 알리려고 노력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대통령의 자존심을 세워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미 약 1천만 달러의 세금이 '아메리카 250'에서 '프리덤 250'으로 전용됐다고 NYT는 전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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