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장·입찰 부담에 금리 연일 고점…금주 메이저급 지표 소화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가뜩이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침체한 채권시장이 일본 자민당 압승이라는 새로운 악재를 맞닥뜨렸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확장적인 재정 지출을 펼칠수록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엔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는데 한국도 그 영향권에 놓인다는 점에서다.
10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서울 국고채 금리는 전날 일본 중의원선거에서 자민당 압승 소식과 입찰 일정에 따른 수급 부담 등이 작용하면서 큰 폭으로 뛰었다.
전날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4% 넘게 급등한 점도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1년 만기를 제외하고 일제히 올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267%에 장을 마쳤다.
최근 채권시장은 부담되는 대외 재료가 산적한 데다 특히나 증시 호황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리 전고점을 잇달아 경신하는 모습이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까닭에 전고점 경신은 곧 채권 가격이 연일 저점을 뚫는다는 의미다.
지난주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임명과 호주 금리 인상 등에 연동되면서 출렁였다가, 이후 국내 증시 조정 등을 거치며 금리 상승 폭을 일부 되돌렸지만 유의미하게 반락하지는 못했다.
시장은 주말 사이 진행된 일본 선거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왔다.
자민당이 승리하면 적극재정 기조가 힘을 받을 수 있고, 통상 확장 재정은 예산안 증액 가능성과 맞물려 국채 발행 압력을 높이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면서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일본 재정기조 향방에 따라 예산안이 확정되기까지 경계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상당수 제기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총선 이후 불확실성 제거 및 선반영은 오히려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만약 아직 통과되지 못한 예산안을 새로 편성된 중의원에서 수정할 경우 금리는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새로운 공약을 반영하기 위해서 재원 조달뿐 아니라 전체 금액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일본 장기금리와 글로벌 금리 간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의 2026년 예산안이 통과되는 마지노선이 4월 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3월까지 일본 재정정책 이슈는 채권시장에 남아있는 불안 요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혜영 LS증권[078020] 연구원은 "최종 예산안이 확정될 때까지는 증액 및 엔화 약세 이슈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민당 승리가 일찍이 예상된 만큼 이미 시장에 대한 영향은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일본 금리 상승세가 점차 안정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박성우 DB증권[016610] 연구원은 "국채 시장의 일본 재정지속 가능성 우려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국채시장 변동성은 점차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 부채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소 과하다고 본다"며 "확장재정에 일본 국채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리스크가 크지만 점차 안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덧붙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자민당이 크게 압승을 한 만큼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환심성 정책의 강도는 약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타날 수 있다"며 "아베 전 총리 당시와 달리 확장적인 재정지출을 펼칠수록 일본 장기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점은 다카이치 총리의 부담 요인"이라고 짚었다.
다만 "만약 일본의 확장적인 재정 지출이 높아질 경우 한국 금리도 영향을 받아 상승하겠지만, 한국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일본 국채의 대체재로 부각되면서 금리 상승 폭은 일본 국채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일 당국의 환율 공조에 따라 엔화 약세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유효하지만, 엔화는 다카이치 총리의 엔저 용인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의 미일 공조 개입 가능성이 상존함에 따라 약세 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봤다.
당분간 금리 하락을 견인할 재료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이번 주 잇달아 발표될 메이저급 경제지표에 시선이 쏠린다.
11일 미국 1월 고용동향, 13일 1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1월 고용지표는 1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및 고용시장 선행지표를 감안하면 양적지표 중심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CPI도 1월 에너지 가격 역기저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모두 미국 커브 플래트닝(장단기 금리차 축소) 재료이며 현재 최대 두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 프라이싱하고 있는 한국 커브에도 플래트닝 재료로 기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