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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품의 아프리카인] (21)"서울대서 배운 K-개발로 부르키나파소 KDI 만들 것"

입력 2026-02-11 07:00  

[우리품의 아프리카인] (21)"서울대서 배운 K-개발로 부르키나파소 KDI 만들 것"
농업·자원경제학 석사학위 부르키나파소인 봉쿤구 씨 인터뷰…"아프리카 빈곤 감소 위해 교육 중요"
"KDI 같은 경제연구소 설립이 목표…서아프리카 개발 주도할 인재 모을 것"



(서울=연합뉴스) 임경빈 인턴기자 = "농업이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수익화 가능한 산업으로 다루어져야 아프리카의 빈곤 감소와 경제 변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부르키나파소 출신인 저스틴 봉쿤구(31) 씨는 6일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농업의 방향성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대 농업·자원경제학 전공 응용·개발경제 분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봉쿤구 씨는 "농업 정책부터 천연자원 관리 및 영향 평가 방법, 개발경제학까지 다양한 내용을 배웠다"며 "아프리카의 빈곤 감소와 농촌 개발에 기여하겠다는 신념으로 이 전공을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석사학위 논문은 '서아프리카경제통화연합(UEMOA·서아프리카 공동통화 사용 8개국) 지역의 가계 소득 증대 및 빈곤 감소에 있어 교육의 역할'에 관해 썼다.
그는 "계량경제학적 기법을 적용해 UEMOA 지역의 가계별 소득 등의 데이터를 분석했다"며 "연구 결과 교육 수준과 소득 간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도출해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은 농촌 지역과 취약 계층에 대한 교육 투자가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인적 자본 투자로 발전한 한국의 사례는 UEMOA 지역에 귀감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나 수도 아비장에서 수학한 봉쿤구 씨는 고등학교를 마친 2013년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했다.
이후 '부르키나파소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토마 상카라 대학에서 농업경제학 및 천연자원 관리 분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공부 과정에서 조국 부르키나파소의 농촌이 처한 현실에 눈을 떴다.
봉쿤구 씨는 "나는 농부 집안에서 자랐다"며 "부르키나파소 인구의 8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지만, 정작 농민들은 가장 가난한 집단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순적인 사회 현실을 보며 '왜 나라를 먹여 살리는 사람들이 가장 가난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그 해결책으로 농민의 소득을 높이는 데 기여하자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석사과정을 마친 뒤 재정 문제로 박사과정 진학을 고민하던 중 2019년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코트디부아르 소재 펠릭스우푸에부아니 대학(UFHB)에서 한국학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한국에 관한 다양한 내용 중 특히 경제 발전사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봉쿤구 씨는 "한국은 불과 수십 년 만에 개발도상국에서 고도로 산업화한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며 "그 과정에서 새마을운동과 같은 농촌 개발이 핵심적이었던 만큼 이를 더 면밀히 연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움을 실천하고자 한국의 비정부기구(NGO)인 '국경 없는 교육가회'와 지역 사회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농민들과 협력해 농장 운영 지원과 가금류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며 "취약 계층을 돕고 실질적인 현장을 경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다양한 역량을 쌓은 봉쿤구 씨는 한국 정부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해 2022년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는 "아프리카 농업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경력과 학업 계획을 높게 평가한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머니께서는 장남이 먼 나라로 떠나는 것을 원치 않으셨지만, 향학열을 꺾을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봉쿤구 씨는 현재 재한 부르키나파소인들이 모인 단체 부르킨디(Burkindi)를 이끌고 있다.
유학생과 이주민의 적응을 돕기 위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한국을 겸임해 담당하는 도쿄 소재 주일본 부르키나파소 대사관과의 소통 역할도 담당한다.
그는 "한국에는 대사관이 없기에 재한 부르키나파소인들 간의 자발적인 연대가 중요하다"며 "한국과 부르키나파소의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봉쿤구 씨는 아프리카의 농업을 발전시키려면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자연적인 강우에 의존하는 만큼 관개와 수자원 관리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도로나 전기 등 제반 시설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농업을 산업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봉쿤구 씨는 "농업이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농산물 가공 산업 등을 육성해야 한다"며 "자급자족 형식에 익숙한 농민들에게 금융과 기술 등을 교육해 민간 부문의 참여가 뒤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꾸준한 연구를 기반으로 부르키나파소에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같은 경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다.
그는 "고국과 서아프리카 전역의 개발을 주도할 인재들을 모으고 싶다"며 "한국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농촌 생태계를 개선하는 데 일조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imkb0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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