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책 세미나서 해외 설계 도입 대비 글로벌 규제 정비 제안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소형모듈원자로(SMR)와 4세대 원전 등 도입이 가시화하며 원자력 규제체계도 속도를 맞추기 위해 위험도 기반 차등 규제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K-원전, 규제에 달렸다' 정책세미나에서 "30년 넘게 규제체계를 유지해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었지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변화의 시기에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행 규제 체계가 일어날 일이 일어나도 문제 없게 설계하는 '설계기준 사고'와 외부 대량 방사성 물질 노출 사고를 막는 '중대 사고' 가능성을 막는 체계로 잘 갖춰져 있지만,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는 SMR과 4세대 원전에도 이런 틀을 적용할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SMR이 도심 인근이나 산업단지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비상계획구역 설정 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행 기술에선 발전소 부지 밖에서는 신경 쓸 일이 없다는 타당한 결론이 나오지만, 현행 규제에서는 업무가 많이 들어가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책임을 많이 져야 하는 만큼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SMR의 경우 해외 기술이 도입될 수도 있는 만큼 다른 국가에서 규제 심사를 통해 결론 난 사안이면 제도 안으로 가져오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외국 설계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심사비를 받는 제도도 현재로는 없다"며 "또 해외에서 영어 문서를 제출할 텐데, 이를 국문에 준용해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규제 시스템 개선을 위한 가장 큰 현안으로 인력 부족을 꼽았다.
정 교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한국수력원자력 모두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어 인력 확충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표준설계인가를 제출할 예정인 혁신형 SMR(i-SMR) 규제 과정에서 유산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사전설계 검토 과정이나 차등 규제 적용 정도를 잘 살펴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 확대에 맞춰 운영인력 기준 등 현행 규정을 손보고 물리적 해석 모델의 경우 심판과 선수가 함께 쓰는 표준 키트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대형 원전 인허가 규제 체계에 대해 핵연료가 장전되지 않은 건설 단계에서도 운영 단계와 유사한 수준 절차가 적용된다며 위험 수준에 맞춰 심사 체계를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길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정책과장은 "차등 규제와 속도감 있는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규제기관의 최우선 가치는 안전성"이라며 "안전이 담보되면 적극 동의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면 준비할 사안이 많고 예산과 인력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앞으로 5년간 과제를 담은 SMR 규제체계 구축 로드맵이 보고된다"며 "또 올해부터 제4차 원자력 안전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만큼 의견을 더 주시면 최대한 노력해 담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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