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당국, 작년 합의한 '1천억불 미국산 에너지 수입' 연장선 해석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한국 등에 대한 석탄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해 한미 간 실제 이 같은 합의가 이뤄졌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내 석탄 산업 활성화 관련 행사 연설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일본, 한국, 인도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우리의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역사적인 무역합의들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합의와 관련해 미국의 석탄 수출을 언급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석탄 산업 활성화 관련 행사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자국용' 일 수 있지만, 앞으로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석탄 수입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통상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수입하기로 한 미국산 에너지를 거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석탄 관련 발언은 1천억달러 에너지 구매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한미는 구체적인 에너지 구매 내용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은 작년 7월 타결한 관세 협상 과정에서 상호관세율 인하를 조건으로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함께 향후 4년간 1천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통상 당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등을 중심으로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것은 전체 한국의 에너지 수입 규모로 볼 때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고, 또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에도 석탄은 주요 수입 대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에너지 수입은 1천402억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미국으로부터 들어온 물량은 14.7%에 해당하는 206억달러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품목별로 보면 원유가 129억달러로 가장 많고, 액화석유가스(LPG) 39억달러, 천연가스 24억달러 등의 순이다. 석탄(유연탄 기준) 수입은 4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통상 당국은 원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물량을 미국으로 돌리는 선에서, 가스의 경우 호주·카타르산을 미국산으로 일부 대체하는 선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봤으나 석탄 수입과 관련해 공개한 계획은 없었다.
미국산 석탄 수입 확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통해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고 있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미국 정부가 석탄 수입 확대를 요구한다면 한국의 탈탄소 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유럽연합(EU)이 올해 본격 시행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환경 규제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실무 채널 등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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