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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규제 근간 허문 트럼프…"美사상최대의 기후정책 퇴행"

입력 2026-02-13 07:57  

온실가스 규제 근간 허문 트럼프…"美사상최대의 기후정책 퇴행"
온실가스가 국민건강 위협한다는 '위해성 판단' 공식 폐기 파장
美, 中 이어 온실가스 배출 2위 국가…배출량 크게 늘어날듯
재생에너지 정책 '사기극' 규정하며 국제 공조 흐름에 역행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온실가스가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이른바 '위해성 판단'을 공식 폐기하면서, 미국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또다시 대폭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시키고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규제 근간까지 허물면서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나온 '위해성 판단'이 "재앙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른바 '위해성 판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위해성 판단'은 이산화탄소, 메탄 등 6종의 온실가스가 공중보건과 복지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으로, 자동차 배기가스와 발전소 배출 규제 등 미국의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의 핵심 토대가 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급진적인 규칙이 '그린 뉴 사기극'(Green new scam)의 법적 근거가 됐다"면서 전임 민주당 정권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화석 연료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며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 연료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지나치게 축적되면 지구를 둘러싼 일종의 담요 역할을 하며 태양에서 나오는 열을 가두게 되고, 이는 폭염·가뭄·홍수 등 극단적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것이 그간 과학계의 정설로 여겨졌다.
그러나 기후 위기를 '거짓말' 내지 '사기'로 규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파리기후협정에서 다시 탈퇴하고 지구온난화 연구 예산을 삭감했으며 전기차 구매에 적용되던 세액 공제 혜택도 없앴다.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주요국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온 흐름과 배치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연설에서도 외국 지도자들에게 "이 녹색 사기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들 나라는 실패할 것"이라면서 재생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산업혁명 이후 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한 나라로 꼽힌다.
현재 연간 기준으로 미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상황에서 이번 '위해성 판단' 폐기로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 등이 대폭 완화되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경보호청(EPA)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교통과 전력 부문이 각각 4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비영리 환경단체 환경방어기금(EDF)은 위해성 판단 폐기로 미국이 2055년까지 최대 180억 미터톤(metric ton)의 기후 오염 물질 배출량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현재까지 행정부가 시행한 가장 광범위한 기후 변화 정책 후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이번 조치를 둘러싼 정치적·법정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환경단체들과 민주당 단체장이 이끄는 주(州)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에 즉각 소송 방침을 밝힌 상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엑스(X)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오염과 기후변화 재앙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보험료, 식료품 가격, 에너지 비용, 의료비 지출이 상승하면서 미국 가정이 결국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yu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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