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서 마르코스 현 대통령 도왔지만 정적으로 돌아서…"마르코스 당선 도운 것 사과"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2028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조국을 위해 내 생명과 힘, 미래를 바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마르코스 대통령이 선거 공약과 나라에 맹세한 것에 대해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점을 이미 그의 임기 초부터 봤다면서 그가 부패했다고 비난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동포 여러분, 나는 사과한다"면서 "내가 BBM(마르코스 대통령의 별명)을 우리 대통령으로 뽑는 데 도왔다면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2016∼2022년 재임)의 딸인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손을 잡고 러닝메이트로 나서 당선됐다.
하지만 집권 이후 마르코스 가문과 두테르테 가문은 불화를 빚기 시작했고, 두테르테 부통령이 유사시 마르코스 대통령과 가족 등을 암살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양측은 완전히 적으로 돌아섰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마르코스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힌다.
두 세력의 정면 대결로 치러진 작년 5월 총선·지방선거에서도 두테르테 진영은 예상 이상의 성적을 거둔 데 비해 마르코스 진영은 부진했다.
지난해 3월 마르코스 정부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마약과의 전쟁' 당시의 반인도적 살상 범죄 혐의로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해 발부한 체포 영장을 집행, 그를 체포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로 보냈다.
이후 작년 9월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최소 76건의 살인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면서 그를 기소했다.
두테르테 부통령도 정부 예산 유용 등의 혐의로 그를 겨냥한 탄핵소추안 3건이 제기돼 하원 심의를 앞두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도 부패 혐의 등과 관련돼 2건의 탄핵소추안 표적이 됐지만, 다수 의원이 마르코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하원은 이달 들어 탄핵안을 모두 기각시켰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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