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가 친구·가족 통해 스캠조직 발담궈…감금된 채 하루 19시간 노동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유엔 인권기구가 19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급증한 스캠(사기)조직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각국 정부에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1∼2025년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등지에서 발생한 스캠 조직의 피해사례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30만명 이상이 스캠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산된다.
위성사진과 현장 보고서 등을 종합해보면 확인된 스캠 조직의 74%는 메콩강 유역에 집중돼 있었다.
이들 조직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범죄수익은 연간 640억달러(약 92조7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최소 66개국 출신으로 다양했고, 75%는 친구나 가족 아는 사람들 통해 스캠 조직에 발을 담그게 됐다고 밝혔다.
생존자의 79%는 인신매매 등으로 스캠 조직의 피해자가 되기 전까지 스캠 단지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68%는 급여 때문에 스캠조직이 제안한 일자리를 수락했으며 47%는 당시 실직 상태였거나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피해자들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시설 등에 감금돼 하루에 최대 19시간까지 강제로 일을 해야 했다.
보고서에 담긴 생존자들의 증언에는 당시의 끔찍한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스리랑카 출신의 한 피해자는 월간 사기 범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소위 '물감옥'으로 불리는 물 컨테이너에 수 시간 동안 갇히는 처벌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한 피해자는 가해자들이 다른 이들을 학대하는 장면을 일부러 보도록 하거나, 직접 폭력행위 등에 가담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복종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도 다른 피해자를 구타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가나 출신의 피해자는 자신의 친구가 눈앞에서 폭행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도록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한 베트남 여성은 탈출 시도가 발각된 후 일주일 동안 굶어야 했다고 털어놨고, 경찰과 국경수비대도 공모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엔은 피해자들이 탈출 이후에도 범죄자로 오인당해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생존자 가족들은 3천달러(약 435만원)에서 10만달러(약 1억4천500만원)까지 몸값을 요구받기도 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이런 피해 사례들에 대해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프다"며 각국 정부가 "부패에 맞서 배후 범죄조직을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튀르크 대표는 또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안전하고 시의적절하며 효과적인 구조 작전과 고문과 트라우마에 대한 재활 보장, 보복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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