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연구 "10곳중 1곳꼴로 외국IP 접속 의도적으로 막아… 逆만리방화벽"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해외에서 중국 정부 공식 웹사이트로의 접속이 광범위하게 차단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 중국은 국내에서 특정 외국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 '만리방화벽'(The GreatFirewall)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이제는 외국에서의 데이터 접근을 통제하기 위해 '역(逆) 만리방화벽'을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네덜란드 연구팀은 해외에서 중국 중앙·지방 정부 웹사이트로 접속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정상적으로 접속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분석을 영국 '사이버보안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전세계 14개국에서 중국 정부 웹사이트 1만3천508곳을 대상으로 이같은 해외 접속 현황을 전수조사했는데 정상 접속되는 사이트 비율이 중국 상하이에서는 91.3%였으나 홍콩(66.4%)과 대만(64.9%)을 포함한 해외 지역에서는 50%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 웹사이트들은 네트워크 병목현상 등 기술적 요인으로 접속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지만 약 10%는 서버나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차단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해외에서의 접속을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후이성 정부는 2022년 10월부터 성 정부 산하 도메인 51곳에 대한 외국발 IP 접속을 서버 단계에서 차단하고 있으며 허난성과 하이난성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또 중국 최고인민법원도 2023년 9월부터 중국어 웹사이트에 대해 본토 외 지역에서의 IP 접근을 막고 있다.
논문은 이처럼 이용자의 IP주소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에서의 접근을 차단하는 '지리적 접속차단'의 배경으로 사이버안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인식 변화를 지목했다.
해킹이나 사이버 스파이 활동 외에도 공개출처정보(OSINT) 분석이나 공공 웹상에서의 데이터마이닝까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대응하려 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빈센트 브뤼세 레이던데 박사 후보는 "중국 당국은 '원조 만리방화벽'을 선도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지리적 차단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문은 특히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2022년 신장웨이우얼자치구 내 반인도적 범죄 의혹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자료를 광범위하게 활용했으며, 이 점이 중국 당국의 경계심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 이후 정부의 데이터 삭제 증가, 투명성 저하, 데이터 현지화 강조와 정보 수출 통제 강화 기조가 나타났다.
2022∼2023년에는 기업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査査)와 중국 최대 학술 데이터베이스 웹사이트 즈왕(知網·CNKI) 등 야라 민간 플랫폼도 해외에서의 접속이 제한된 사례가 있었다.
이는 중국 인터넷 정보가 외국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당국의 우려와 이에 대응해 해외에서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짚었다.
논문은 이러한 접속 차단이 중국 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일관된 정책이라기보다는 중앙의 압박과 인센티브에 반응한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에 가깝다고 봤다.
이러한 조치는 그러나 해외 연구자와 기업, 정책 결정자들이 중국 관련 정보를 확보하는데 추가적인 장벽을 세워 상호 오해와 불신을 키울 수 있다.
브뤼세는 중국의 '역만리방화벽'이 "필연적으로 전 세계 온라인 정보 생태계 분열" 야기하게 되며 인적 교류를 저해하고 외국 기업과 중국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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