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창구 분리제도 등 보완책에도 불확실성 여전
"노사관계 악화 가능성…근본적 보완입법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홍규빈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을 확정하고 내달 10일 시행되게 되자 재계는 하청 노조들의 직접 교섭 요구가 빗발치며 현장의 혼란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시행령은 하청 노조가 원청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기 전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판단하게 했고, 해석지침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를 '구조적으로 통제'했다면 하청에 교섭권이 주어지도록 정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노란봉투법 시행을 맞아 원청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하청 노조의 직접 교섭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번 법으로 쟁의 행위의 대상과 범위도 대폭 확대되면서 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지난달 현대차·기아, 한국GM, HD현대, 한화오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13개 원청사를 대상으로 143개 하청 노조가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참여한 하청 노조 조합원은 7천명이 넘는다.
이들 교섭 요구는 원·하청 구조가 복잡하고 광범위한 자동차와 조선 분야 제조사에 집중됐으나, 향후 더 많은 하청 노조들이 다양한 원청사를 대상으로 교섭 요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재입법예고를 통해 시행령을 보완하고 해석지침을 추가하는 등 재계의 우려 해소에 나섰다.
이번에 확정된 시행령에는 원·하청 교섭단위 분리 시 원청의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깨지지 않도록 원청과 하청 노조가 교섭할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틀 안에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하도록 했다.
즉,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하청 노조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자율적으로 우선 진행하도록 하되 절차 중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원·하청 교섭에서도 교섭 전 단계에서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 일부를 판단할 수 있고,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 교섭 대상과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였다.
그러나 재계는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법 시행 초기 극심한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교섭단위 분리 결정 기준이 일부 보완되긴 했으나 사용자의 범위, 노동 쟁의 대상이 되는 사업경영상 결정의 범위, 원·하청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쟁의와 소송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노사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며 "개정 노조법 시행에 따른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세밀한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시행령을 보다 명확히 해 산업계 혼란을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공감한다"면서도 "기업들이 당면한 부담과 책임이 큰 상황에서 여전히 하청 노조에 대한 교섭단위 분리 가능성을 넓게 열어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의 노사 간 교섭 어려움과 혼란은 보다 가중될 것"이라며 "향후 근본적인 보완 입법을 통해 안정적인 노사관계 형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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