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국 대상으로 대피령…중동 하늘길 막혀 빠른 출국은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김아람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공격과 이란의 보복 타격으로 중동 전역이 전쟁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미국 정부가 중동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중동 국가들에 머무는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여행 경보가 적용되는 국가는 이란,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레바논,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카타르, 이스라엘과 서안지구·가자지구, 요르단, 예멘 등 14곳이다.
모라 남다르 국무부 영사 담당 차관보는 "안전 위험으로 인해 해당 국가에 체류 중인 미국 국민은 가능한 상업 교통편을 이용해 즉시 출국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시간 3일 국무부는 요르단, 바레인, 이라크에 체류 중인 비필수 정부 인력 및 가족에게 의무 출국 명령을 내렸다.
국무부는 "요르단과 바레인의 인력들이 이란의 지속적인 드론 및 미사일 공격 위협, 상업 항공편의 상당한 차질, 테러 공격의 위험에 처했다"며 "이라크 내 폭력 및 납치 위험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당수 항공사가 중동 지역 노선 운항을 중단해 많은 인원이 빠르게 출국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정부도 아직 자국민을 위한 대피 항공편 운항을 시작하지 않았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 내 미국인들이 떠날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서 미국 대사관이 "현시점에서 미국인들의 대피나 이스라엘 출국을 직접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스라엘을 떠나려는 미국인들은 이스라엘 관광부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이집트 타바로 이동한 후, 타바나 카이로에서 항공편을 이용하도록 허커비 대사는 권고했다.

중동 내 미국 대사관들은 속속 폐쇄되거나, 직원들이 철수하고 있다.
앞서 이날 주요르단 미국 대사관은 직원들이 위험으로 인해 해당 지역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습을 받은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며, 미국 시민들에게 대사관으로 오지 말고 즉시 대피처를 찾아 몸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주사우디아라비아 미국대사관도 3일 새벽 이란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드론 공격을 받은 후 시설 공격을 이유로 이날 모든 영사 업무 예약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사우디에 체류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자택 등 실내 대피를 권고하는 공지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은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중동 내 미군 기지 등을 공격하고 있다.
전쟁이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국이 이란을 향한 공격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미국 정부 당국자의 발언도 나왔다.
CNN방송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앞으로 24시간 내 미국이 대이란 공격을 "
크게 늘릴 것"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1차 공격으로 이란 방어력 약화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며, 다음 단계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생산 시설, 무인 항공기와 해군 능력을 파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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