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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역 전쟁 불길…美 "매서운 타격 아직 시작도 안해"(종합)

입력 2026-03-03 21:19  

중동 전역 전쟁 불길…美 "매서운 타격 아직 시작도 안해"(종합)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속 11개국 휘말려…유럽까지 확대 조짐
美, 14개국 자국민 대피령…트럼프,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
美, '4~5주+α' 중장기전 언급…글로벌 경제·안보 '초비상'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김승욱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나흘째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핀셋 타격에 맞서 이란이 이스라엘은 물론 이웃 중동 국가들에 주둔 중인 미군 기지와 동맹국 민간 시설에 대한 보복을 이어가면서, 3일(현지시간) 현재 직접 연루된 국가만 11개국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압도적인 화력을 바탕으로 여러 주에 걸친 작전을 예고하는 등 중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이란은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화해 중동을 넘어 글로벌 안보·경제에 이번 전쟁의 충격파가 확산할 전망이다.

◇ 11여개국으로 확전…걸프 국가 외교공관·정유시설도 타깃
전쟁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3일 이른 새벽부터 대국민 선전전의 핵심인 테헤란 도심 국영방송(IRIB) 인프라를 전격 폭격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도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부와 지휘시설, 이란 방공망과 미사일·드론 발사시설 등을 다수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테헤란 골레스탄 궁전 일부가 폭발 충격으로 파손되는 등 수도 한복판이 폭격당했다.
테헤란의 여러 지역에서 이날 오전 큰 폭발음이 들렸고 테헤란 외곽 카라지와 중부 이스파한에서도 폭발 보고가 잇따랐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가용한 최신 위성 사진을 토대로 이란의 나탄즈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 입구 건물에 최근 어느 정도 피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방사능 영향은 예상되지 않는다"며 "이미 지난해 6월 분쟁 당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농축시설 자체에는 추가적인 영향이 감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대리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레바논 헤즈볼라 재건 총책 레자 카자이를 살해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또 완충지대 조성을 위해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 영토로 진격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역내 곳곳에 쏟아부으며 보복에 나섰다.
혁명수비대 대변인인 알리 모하마드 나이니는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영토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등 걸프 국가의 미군 기지와 서방 외교 시설이 일제히 타깃이 됐다.
쿠웨이트의 미군 아리프잔 기지, 사우디 리야드 미국 대사관까지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곧 보복하겠다"고 공언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 군기지 여러 곳을 공격했고 이라크 친이란 무장세력들은 이라크 미군 기지를 상대로 하룻밤 새 28건의 군사 작전을 감행한 것은 물론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진입을 시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오직 미국과 이스라엘 군사 시설만 노리고 있다"고 항변했으나, 두바이 등의 관광지와 상업 시설에까지 이란제 발사체 잔해가 떨어지며 민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의 정유 시설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걸프 국가 사이에서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동 대응 방안까지 진지하게 거론되고 있다.



◇ 미 "진짜 거대한 파도는 아직"…4주 이상 중장기전 무게
미국은 중장기전을 공식화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장대한 분노'(Epic Fury)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4~5주 정도를 예상했다면서도 이를 훌쩍 넘길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 행사에서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우리는 해낼 것이며 미국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전쟁을 지속할 군사적, 물질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공언했다.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도 "우리의 고성능 무기 재고는 한계가 없으며 성공적으로 끝없는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과시했다. 나아가 "전임자들과 달리 나는 지상군 투입에 대한 울렁증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지상군 투입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동시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엄청난 양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미군은 가공할 만한 화력을 선보였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개전 첫 48시간 동안 미군은 B-1B, B-2 스텔스 폭격기를 비롯한 수백 대의 항공기와 2개의 항모전단을 동원해 1천250곳이 넘는 이란의 군사 표적을 파괴했다. 탄도미사일 기지, 해군 함정, 지휘통제(C2) 시설 등에 공격이 집중됐다.
미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도 일제히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의회 브리핑에 앞서 "이란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지만 미군의 가장 매서운 타격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란 정권이 겪게 될 다음 단계의 고통을 경고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타격 이후 이란이 미군을 공격할 것이라는 '임박한 위협'이 있었기에 의회 승인 절차 없이 합법적으로 선제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이라크전 같은 소모전은 아니지만, 특정 기한을 두지 않겠다며 이란의 무조건적인 굴복을 압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미국 방송에 출연해 "끝없는 소모전이 되진 않겠지만 상황이 빠르고 단호하게 정리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몇 년간의 장기전은 아니더라도 작전 완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천연가스 생산 중단…글로벌 경제 휘청
세계의 이목은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돼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
혁명수비대의 에브라힘 자바리 장군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폐쇄됐다"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침몰시키고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게 막아 국제 유가를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란 군함과 잠수함 최소 11척을 수장시키며 맞대응하고 있지만 불안은 확산 중이다.
중재자를 자처했던 카타르마저 자국 영공을 침범한 이란 전투기 2대를 격추한 직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전격 중단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 카타르의 발표 후 유럽에서 LNG 선물 가격이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 유럽으로 확대된 전선
중동 밖으로도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이란을 도와 전선에 합류한 헤즈볼라의 공격 범위가 지중해에 있는 유럽의 방어선 키프로스까지 미치면서 분쟁의 불씨가 유럽으로도 번졌다.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가 레바논발 드론 공격을 받자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인 키프로스는 긴급 각료회의를 연기했고 그리스는 방어를 위해 호위함과 전투기를 급파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은 연합 방어선을 구축하겠다고 천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등을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방어 목적'에 한해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까지 참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확전 양상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이란의 공격을 받는 중동 내 동맹국 방어를 위해 '비례적 방식'으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 14개국 대피령과 미 본토 테러 공포…사상자 눈덩이
인명 피해는 빠르게 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내 사망자는 555명을 넘었고 레바논에서도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 병력과 민간인을 합쳐 사망자가 1천500명을 넘었다는 민간단체 추정치도 나왔다.
이스라엘에서는 11명 숨지고 작전에 참여한 미군 6명이 전사했으며, UAE·바레인·쿠웨이트 등 걸프 국가에서도 사상자가 보고되고 있다.
미국 합참의장은 이번 충돌을 '주요 전투 작전'으로 규정하며 미군의 추가 희생이 불가피함을 시인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 이스라엘, 이라크는 물론 사우디, 카타르, UAE, 이집트 등 중동 14개국에 체류 중인 미국인에게 "민간 항공편을 이용해 지금 당장 출국하라"며 최고 수위의 대피령을 내렸다.
미국 본토 또한 테러 위협에 긴장하고 있다.
국토안보부(DHS)와 연방수사국(FBI)은 대테러 팀을 비상 대기시키고, 이란 연계 해커들의 대규모 사이버 테러와 본토 내 기습 표적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연방 의사당의 경비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의 배후에 이란을 추종하는 동기가 있었는지 수사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로선 부담이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이란 공격과 지상군 파병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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