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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서 '첩보 무기'된 교통카메라·커넥티드카…정보 '줄줄'

입력 2026-03-05 19:14  

전쟁서 '첩보 무기'된 교통카메라·커넥티드카…정보 '줄줄'
이스라엘, 테헤란 교통카메라 해킹해 하메네이 등 동선 파악
차량용 블랙박스,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도 보안 취약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교통 카메라나 점점 더 발전하는 커넥티드 카(무선통신 기능 탑재 자동차)가 전쟁 시기 새로운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5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암살 사건을 통해 일상 사물 하나하나가 정보 수집의 무기로 쓰인다는 점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하메네이와 참모진을 표적 제거한 정밀성은 테헤란 중심부에서 수년간 진행된 은밀한 디지털 감시의 결과물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테헤란의 거의 모든 교통 카메라를 장기간 해킹해 표적 인사들의 생활 패턴, 즉 일상의 이동 경로를 정밀하게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지난달 28일 오전 이란 고위 관리들이 하메네이 집무실로 이동했고, 이란 지도부의 회의가 예정대로 열린다는 사실을 파악, 전격 공습에 나섰다.


이런 방식의 작전은 최근 분쟁 사례에서 종종 발견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내 약 1만대의 감시 카메라를 해킹해 우크라이나 군대에 대한 무기 공급을 감시했다.
이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감시했다. 지난해 6월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를 강타한 이후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당국은 국민에게 가정용 감시 카메라를 끄거나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권고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공격 대상은 카메라 자체가 아니라 중앙 관리 시스템일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사이버보안전문협회 클루시프의 로이크 게조 부회장은 "교통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외부에서 직접 접근할 수 없는 내부망에 연결돼 있다"며 "하지만 모든 카메라는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 데이터 형태로 중앙 서버로 보낸다"고 말했다.
이란 사례에 대해선 "데이터 센터에 물리적 침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 측이 전혀 인지하지 못한 외부 네트워크 지점을 현장에 설치하고,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송신기를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차량용 이동 카메라는 고정된 교통 카메라보다 잠재적으로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테슬라나 블랙박스가 장착된 차량은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데 위치, 속도, 사용 데이터 등이 제조사나 산업체 서버에 전송돼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차에 의무 장착되는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으로도 차량 추적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추적 대상 운전자의 근무 시간, 평소 이동 경로, 재택근무일, 점심 식사 습관 등을 정확히 파악해냈다.
EU는 차량의 보안 취약성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발표한 '연결형 및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통합 위험 평가'에서 전문가들은 107가지 위험 요소를 분석해 그중 14가지를 '비상' 등급으로 분류했다.
평가 보고서는 통신 및 연결 시스템을 가장 높은 취약점으로 지적하면서 차량 자체 제어 시스템 역시 원격 해킹으로 치명적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적대적인 제3국이 자국 자동차 제조사나 부품 공급업체를 통해 제품에 악성 기능을 숨겨 넣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유엔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규정은 제조사가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사이버 보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유럽 보고서는 이 규정이 도로 안전 보장용이지 국가 차원의 조직적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한 목적은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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