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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유가 급등에 韓증시 패닉…"이례적 한달 2번 서킷브레이커"(종합)

입력 2026-03-09 16:39  

[유가 100달러] 유가 급등에 韓증시 패닉…"이례적 한달 2번 서킷브레이커"(종합)
새파랗게 질린 亞주식시장…코스피 6%↓, 日닛케이 5%↓, 대만 4%↓
이란 사태 장기화 양상…"과거 고유가 장기화시 스태그플레이션 후 침체"
"트럼프 조기 레임덕 가능성…신재생 등 피해산업 새 국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한 가운데 코스피가 9일 한때 9% 가까이 급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 전반에 충격이 미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33.00포인트(5.96%) 내린 5,251.87로 장을 마쳤다.
5.72% 내린 5,265.37로 출발한 지수는 오전 11시 5분께에는 8.75% 급락한 5,076.16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개장 직후부터 과도한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오전 9시 6분 2초께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 조처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이어 오전 10시 31분께에는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되자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마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건 지난 4일 이후 불과 5일만의 일이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3거래일 만이다.
비슷한 시각 코스닥 시장에서도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발동 시점 당시 코스닥15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29.30포인트(6.27%) 하락한 1,930.00이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에 2번이나 발동된 적은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만큼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2천49억원과 1조5천33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저가매수 기회로 인식한 듯 홀로 4조6천25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도 최종적으로는 52.39포인트(4.54%) 내린 1,102.28로 하루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코스피가 10.6% 급락하는 동안 코스닥 낙폭이 3.2%에 그치는 등 중동발 불확실성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은 충격 강도가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주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의 '머니무브'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둬 왔지만, 유가 급등에 따른 충격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차별성이 크게 나타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이 증시 급락의 주된 배경이 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국제유가 급등과 고용 지표 충격에 일제히 하락했는데, 그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꾸준히 치솟다가 100달러선 위로 치솟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3분 현재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33% 오른 배럴당 105.74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장중 최고치는 119.48달러다.
이란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자, 수출길이 막힌 쿠웨이트가 감산을 선언하는 등 걸프 산유국들이 차례로 에너지 관련 시설 가동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여타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5.20% 내린 52,728.72, 대만 가권지수는 4.43% 내린 32,100.42로 거래를 종료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0.69%와 0.72%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7분 현재 1.84%의 하락률을 보인다.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못해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시장의 연쇄적 버블 붕괴로 이어지며 주식시장이 추세 하락으로 전환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지난 한 주 동안 천연가스 가격은 60%, 국제유가는 30% 넘게 올랐다"면서 과거 유가가 두 배로 오르면, 전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압력 이후 침체에 빠졌던 경험들이 있다"고 짚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전 초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긴 했으나 베네수엘라 등 사례와는 달리 '순교 서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측면도 전쟁 장기화를 우려하게 하는 배경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고지고자 제거는 전쟁을 끝내는 요소가 아니라 시아파의 순교 서사 완성으로, 보복하지 않을 수 없는 종교적 의무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전략적 목표 달성이 가능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 측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는 점 등도 우려된다.
다만,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무작정 전쟁을 끌고 가기 힘든 상황 등을 고려하면 이란 차기 지도자와 극적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허 연구원은 "이란 전쟁이 확전 조짐을 보인다.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비(非)미국 지역과 전통 경기민감주들의 강세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면서도 "좋은 점도 있다. 국내 증시 과속 부담은 완화되고 있고, 미국 소프트웨어주들의 급락과 빅테크들의 부진도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더 확실한 것은 무리하게 전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리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라면서 "유가 100달러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방산, 정유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등 트럼프 정책 피해 산업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DS투자증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의 보복 능력이 구조적으로 훼손된 상태라면서 이번 사태로 촉발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는 3월 중 고점 대비 최단기간 속도로 약 20% 가까이 급락을 맞았고 두 번이나 서킷브레이커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이번 전쟁 관련 리스크를 여타 증시보다 선제적으로 반영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 레벨부터는 매도 동참보다 보유 후 관망, 혹은 분할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는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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