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등 자사주 소각 계획 발표 후 주가 상승 압력
"최근 주식시장 높은 변동성에도 재평가 요인…프리미엄 확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이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대주주 중심의 의사 결정이 지주회사 할인의 주요 요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자사주 소각은 해당 기업, 특히 지주사에 대한 재평가를 이뤄지게 함으로써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가 5조1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SK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한 자사주 약 1천798만주 중 임직원 보상 활용 목적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 약 1천4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0%로, 지주사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사회 전일 종가 기준으로 소각 자사주 가치는 4조8천343억원이고,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면 5조1천575억원에 해당한다.
같은 날 SK네트웍스[001740]도 보유 중인 자사주 가운데 약 2천71만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SK네트웍스 발행주식 총수(약 2억2천만주)의 9.4% 규모다.
삼성전자[005930]는 전날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자사주 1억543만주 중 약 8천700만주를 올해 상반기 중 소각할 계획을 공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11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1차로 매입한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바 있다.
지난 6일 셀트리온[068270]은 자사주 소각 규모를 약 611만주에서 911만주로 확대하기로 했고, 4일 미래에셋생명[085620]은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470만주를 제외한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등 전량(6천296만주)을 소각하겠다고 공시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홀딩스[002790], 롯데지주[004990], 두산[000150], 대우건설[047040] 등이 지난달 말부터 연이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놓았다.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러시'(rush)는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6일부터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내 소각이 의무화됐다. 임직원 보상 등 일정 사유 발생 시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보유·처분할 수 있다.

SK증권[001510]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기업은 48개, 규모는 6조9천970억원에 달했다.
그동안 자사주는 매입 의도와 상관 없이 대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기업들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은 대주주 중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의 이익을 제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전날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SK는 이날 오전 10시 58분 현재 전장보다 5.27% 오른 36만9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63% 상승한 19만2천850원이고,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화재[000810]와 삼성생명[032830]도 각각 2.97%, 4.96% 상승 중이다.
자사주 소각은 특히 보유 비중이 큰 지주회사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증권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으로 지주회사 할인 요인 중 하나가 제거됐다"면서 "최근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에도 자사주 소각을 통한 지주회사 재평가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지주회사에 대한 상대적 투자 매력도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NH투자증권[005940] 나정환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장기 보유하던 관행에 제약을 걸고 주주환원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이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프리미엄 확대 요인이 된다"며 "배당분리과세 등 인센티브와 맞물려 배당성향 확대와 자사주 소각이 확산하면 리레이팅(재평가) 지속성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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