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상원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세습 귀족들의 의석이 사라진다.
영국 상원은 지난 10일 밤(현지시간), 1999년 상원법 개정 당시 예외적으로 남겨두었던 세습 귀족 92명의 의결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상원 세습귀족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 통과에 따라 상원 세습 귀족 의석은 수백 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일간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은 세습 귀족직이 오는 5월로 예상되는 현 회기가 끝나고 나서 국왕 개원 연설(킹스 스피치)을 하기 전에 공식적으로 폐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상원은 법안을 심의하고 수정할 수는 있지만 입법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선출직으로만 구성된 하원에 있다.
현재 상원 의원은 총 842명으로, 대부분이 총리가 각 정당과 독립 위원회의 조언을 받아 추천하면 국왕이 임명하는 종신 귀족이다. 나머지 의석은 세습 귀족 및 당연직인 영국성공회 고위 성직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1999년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정부는 상원 개혁을 추진해 600여 명 세습 귀족 의석을 폐지하면서 92명의 의석 및 의결권을 예외로 남겨뒀다.
상원에서 정부 입법 계획을 총괄하는 앤절라 스미스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상원은 양원제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지만, 그 누구도 세습된 권리로 의석을 차지해선 안 된다"며 "이번 법안 통과는 상원 개혁을 향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법안으로 의석을 잃게 되는 세습 귀족 일부에게 종신 귀족 자리를 제안할 예정으로, 이런 합의에 따라 제1야당 보수당은 이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철회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보수당 세습 귀족 의원 15명이 종신귀족으로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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