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신중 입장…중국 누리꾼들 한미 비난·조롱
주한미군 사드 둘러싼 감정 재점화보다 냉정한 관리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등 방공자산 일부가 이란전쟁이 벌어지는 중동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사드의 한국 배치를 반대했던 중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를 비롯한 언론매체는 사드 중동 반출설과 관련한 소식을 외신 보도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속보로 다루고 있으며, 인터넷 독자들은 미국과 한국을 비난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중국 유력 일간지인 신경보 인터넷판은 11일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한 중국중앙(CC)TV 보도를 재인용해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6기 전량이 경북 성주기지 밖으로 반출된 증거가 포착됐다. 다만, 이 발사대 6기 모두가 중동으로 향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인터넷판 기사에 중국 누리꾼들은 '중한 사이의 가장 큰 갈등이었던 사드 문제가 이란에 의해 해결될 줄은 몰랐다', '이게 바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는 거다', '다시 배치하면 또 한번 호된 제재가 있지 않겠나' 등의 조롱 섞인 반응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동에 배치된 사드 체계, 특히 레이더 시스템이 공격받아 상당한 손실을 봤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부 장비를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을 겨냥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가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측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지만,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여전한 반감을 표출한 셈이다. 2017년부터 본격 운용된 사드는 북한 미사일 방어에 주력하고 있으나, 중국은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을 분쟁지역에 투입하거나 재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에 인도·태평양도 포함해 동아시아에서의 역할 확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국가전략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2003년 이라크전쟁 때는 주한미군 전투부대까지 차출됐고, 이 부대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더욱이 한중 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와 윤석열 정부시절 양국관계 악화로 위태로운 시기를 지나왔다. 이재명 정부 들어 양국은 정상외교를 통해 전면적 관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돌발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중국의 '사드 앙금'이 되살아나 한중관계 복원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드가 중동으로 옮겨져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에도 '추가 배치' 논란으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의 악의적인 사실 왜곡이나 한국에서의 불필요한 혐중 정서가 확산하지 않도록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할 때다.
사드 갈등은 단순한 군사장비 문제가 아니라 미중 간 전략 경쟁의 그림자이기도 했다. 어렵게 물꼬를 튼 한중 관계 복원 동력이 발목을 잡히지 않도록 외교적 대비가 시급하다. 중요한 것은 사드를 둘러싼 감정의 재점화가 아니라 냉정한 관리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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