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책임 전문위, 고려아연 등 13개사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방향 심의
최윤범 회장에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 있어"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지연 기자 =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의 최윤범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최 회장에게 기업 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보고 재선임에 사실상 반대한 셈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제5회 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을 비롯해 HS효성첨단소재[298050], LG전자[066570], 포스코퓨처엠, 네이버 등 13개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먼저 고려아연의 이달 24일 주주총회 안건 중 최윤범 사내이사 선임, 황덕남 사외이사, 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는 의결권 '미행사'를 결정했다.
해당 안건은 집중투표제에 따른 이사 선임에 관한 것이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려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한 제도인데, 표를 행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결국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재선임에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김보영·이민호 감사위원 후보 선임에는 명시적으로 반대하기로 했다.
수책위는 이들 의결권 '미행사', '반대' 대상자들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책위는 또 월터 필드 맥랠런·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최병일·이선숙 사외이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로 받은 의결권을 2분의 1씩 나눠서 행사하기로 했다.
영풍[000670]과 그 계열사 와이피씨(YPC), MBK파트너스 측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제안한 최연석, 최병일, 이선숙 이사와 크루서블 JV(조인트 벤처)가 제안한 월터 필드 맥랠런 이사에 절반씩 표를 분배한 것이다.
이 밖에 수책위는 고려아연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 다른 안건에는 모두 찬성을 결정했다.
수책위는 또 HS효성첨단소재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하기로 했다. 조 회장이 과도한 겸임,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수책위는 HS효성첨단소재의 이사 정원 축소에도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할 우려가 있어 개정 상법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보고 반대를 결정했다.
수책위는 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보고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네이버와 KB금융지주, 하이트진로[000080]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는 이사 보수 금액이 경영 성과 등에 비춰 적정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연금뿐 아니라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최윤범 회장 체제에 대해 명확한 신뢰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지배구조의 구조적 결함과 통제 실패 여부에 대한 판단 국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최윤범 회장 주도의 의사결정 구조와 이사회 운영, 그리고 감사기능 전반이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권익 보호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MBK 파트너스·영풍은 이번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회사의 미래 경쟁력과 신뢰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주주의 공동 이익과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에서 책임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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