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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허리띠 졸라매는 지구촌…주4일제부터 에어컨 금지까지

입력 2026-03-21 08:36  

에너지 허리띠 졸라매는 지구촌…주4일제부터 에어컨 금지까지
각국 정부, 사태 장기화에 가격 통제에서 수요 억제로 정책 방향 이동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 초기 가격 통제로 버티던 각국이 결국 '덜 쓰기'로 돌아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 충격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독일은 주유소의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한 차례로 제한했고, 헝가리는 연료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다.
다만 에너지 수요를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만 통제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 이번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급 확대만으로는 이번 충격을 상쇄할 수 없다"며 재택근무와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수요 억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잇따라 수요 억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스리랑카는 공공기관과 학교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연료 배급제를 시행했다.
방글라데시는 대학에 휴교령을 내렸고, 에어컨으로 실내 온도를 25도 이하로 낮추는 것을 금지했다.
파키스탄도 학교를 2주간 폐쇄했다.
몰디브와 네팔은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을 제한하고, 전기레인지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인도에서도 LPG 공급 축소로 결혼식 등 각종 행사에서 음식 메뉴를 줄이거나 숯과 장작 같은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동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에서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TV 진행자들이 방송 중 재킷을 입지 않은 차림으로 출연해 실내 온도 조절을 독려했고, 공무원들에게는 재택근무 확대와 정장 대신 간소복 착용을 권고했다.
국영 에너지기업은 점심 시간과 오후 시간 실내조명 소등 등의 대책도 내놨다.
유럽 국가들도 수요 억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주유소의 경유 판매량 제한에 나섰다.
다만 이 같은 수요 억제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은 주점과 식당을 대상으로 야간에 병맥주를 보관하는 냉장고 전원 차단을 권고해 '미지근한 맥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필리핀에서는 운송업계가 유류세 인하와 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일각에선 지난 2022년 스리랑카 정권 붕괴 사태처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사회 불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은 이번 에너지 위기를 매출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독일의 경우 연료 첨가제와 USB 장치, 연료 분자 정렬을 돕는다는 자석 등 연료 절감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상품 광고가 급증했다.
독일 최대의 자동차 서비스 단체인 ADAC는 연료절감용 USB 장치에 대해 "불빛이 깜빡이면서 뭔가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경고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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